지자체의 하천 모래 팔기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4-05-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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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은 낙동강의 큰 지류로서 경북 영주쪽에서 흘러나와 예천군을 돌아 거친 후, 안동에서 빠져나온 낙동강 원류와 합류하는 하천입니다. 이 내성천을 따라 백사장이 끝없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내성천의 수량은 그다지 풍부하지 않지만 넓은 백사장으로 인해 안동을 휘감아 흐르는 낙동강 원류보다 그 폭이 넓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내성천을 따라 하류의 풍양까지 종일 걸어서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도착할 때까지 백사장이 어느 곳 하나 끊어진 곳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성천의 모래는 부드럽고 촉감이 좋을 뿐 아니라, 건축용으로도 최상품의 모래로 평가가 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5월1일 시골에 내려갔다가 내성천의 모래를 파내는 현장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경북 예천군 호명면 월포리 앞을 흐르는 내성천 백사장입니다. 입구 안내문에는 예천군에서 오는 7월까지 모래 채취 허가를 내주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오는 7월까지만 모래를 퍼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 사진은 사진 맨위의 모래 채취 현장에서 자동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예천군 호명면 오천동 앞을 흐르는 내성천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1988년 경부터 무려 10년 가까이 모래를 파낸 현장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수십 대의 덤프 트럭이 쉴새 없이 모래를 퍼내더니, 제가 군에 갔다와도 모래 퍼내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몇년 더 모래 퍼내기가 계속되었고, 급기야 진흙바닥이 나와 더 이상 긁어낼 모래가 없자 이 일은 중단되었습니다. 이 일대의 모래의 양이 얼마나 어마어마 했는지 짐작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모래가 너무 많이 쌓여 적당한 준설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1970년대 건설된 낡은 다리 바로 아래까지 모래가 차여 비만 오면 다리가 물에 잠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모래가 많이 쌓였다고 해도 10년 가까이 한 곳에서 모래를 퍼 낸 것은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결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백사장은 온데 간데 없어졌고(원래는 사진에서 보는 거의 전체가 백사장이였음), 백사장이 있던 곳은 수초와 갈대가 가득 자랐습니다. 내성천의 모래가 워낙 풍부 해서 그런지 지금은 상류로부터 밀려 내려온 모래가 조금씩 쌓여 백사장이 형성된 곳도 있습니다. 백사장이 있을 때는 몇 년마다 물길이 하천 양편으로 번갈아 나면서 모래가 하천 전체에 골고루 쌓여갔는데, 지금은 물길이 하천 한쪽 편에 고정 되었고 물살도 빨라졌습니다. 하천의 좀더 하류에는 위 사진에서 보는 '선몽대’라는 경관이 아름다운 솔밭이 있습니다. 수령 수백년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즐비한 곳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곳입니다. 솔밭 앞에 펼쳐져 있던 백사장이 사라지니 물길이 고정되어 버렸고, 그 결과 물살이 솔밭을 지탱하고 있는 흙더미를 직접 스치면서 흐르고 있습니다. 원래대로 솔밭 앞에 백사장이 펼쳐져 있을 때는 여름철 홍수가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물살이 솔밭의 흙더미를 직접 치면서 흐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쇠그물로 돌을 담아 흙더미 유실을 최대한 막고 있지만 앞으로 몇 십년이나 버틸 지 모르겠습니다. 예천군에서는 길고 긴 백사장을 구역별로 나누어 모래 채취 허가를 내주고 있어 한곳에서 공사가 끝나면 또 다른 구역에서 모래를 퍼 낼 것입니다. 아무리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가 돈을 만들 것이 산의 돌과 강의 모래 밖에 없다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내성천에 남아나는 백사장이 없을 것입니다. 후기: 이곳 뿐만 아니라 안동군 풍천면 일대를 끼고도는 낙동강 앞에 있는 산에는 채석장이 들어서서 아름다운 산맥이 'U'자 모양으로 절단 난 곳도 있습니다. 또 안동시 앞을 끼고 흐르는 낙동강은 모래를 다 퍼내고 한강 비슷하게 강가에 고수부지를 조성해 공원과 체육관을 만들고, 강둑을 콘크리트로 단장을 해 놓은 바람에 다시는 옛 모습을 볼 수 없게 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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