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韓佛 문화교류의 전령사 프랑스와 데스쿠엣 駐韓 프랑스 대사
『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김치의 맛이 최고이지요』
-프랑스 문화축제 「랑데부 드 서울」 주최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만남에 노력
-김치 50여 종 맛 본 김치愛好家
약력
국립행정대학원(ENA)ㆍ파리정치학교(IEP) 졸업, 파리국립大 법학 전공, 駐日 대사관 서기관(1977~81), 駐인도 문정과학 참사관(1981~85), 駐日 오사카ㆍ고베 총영사(1986~88), 외무부 구주국 부국장(1988~91), 駐우간다 대사(1993~98), 외무부 감사관(1998~2001), 駐韓프랑스 대사(2001년 7월~현재), 프랑스 국가공로훈장ㆍ레지옹 도뇌르 기사장 수상
白承俱 月刊朝鮮 기자
「랑데부 드 서울」 지휘
2001년 7월 부임한 프랑스와 데스쿠엣 駐韓 프랑스 大使는 韓佛 문화교류의 전령사로 통한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랑데부」(만남)에 힘써 왔다. 지난 5월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에서 개최된 제 57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作으로 선정된 것과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는 그의 숨은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駐韓 프랑스 대사관이 주최한 제 2회 프랑스 문화축제 「랑데부 드 서울」이 6월11일부터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야외공연장 등에서 열린 이 축제에는 클래식ㆍ재즈ㆍ록의 콘서트와 영화ㆍ야외공연ㆍ인형극 등이 매일 소개됐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프랑스 영화제도 동시에 열렸다. 총 24편의 프랑스 영화가 소개됐다. 몇 몇 작품의 경우는 해당 감독과 배우가 직접 來韓(내한)해 한국팬들를 만났다. 프랑스 圖書 전시회도 열렸다.
데스쿠엣 대사가 부임한 후 韓佛간의 가장 큰 특징은 양국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駐韓 프랑스 대사관은 서울市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 뒷편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월8일 공관에서 만난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기자를 맞이했다.
프랑스 지중해 연안지방의 음식은 한국과 비슷
-한국 음식 중 어떤 음식을 좋아합니까.
『부임 직후 전주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비빔밥을 먹었는데 처음 경험한 맛이었어요. 호텔 레스토랑이 아닌 평범한 식당이었는데 맛이 대단했어요. 여러 가지 야채들을 자기가 원하는대로 섞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어요. 한국음식은 지방마다 특색 있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훌륭합니다』
-음식문화 측면에서 볼 때 한국과 프랑스간 공통점이 있습니까.
『한국 요리와 프랑스 요리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지중해에 가까운 프랑스 지방에는 한국처럼 마늘을 많이 사용해요. 그곳에서는 한국의 매운탕처럼 생선찌게를 해먹죠』
데스쿠엣 대사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맛봤다고 했다. 배추김치를 비롯해 백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등 그 종류가 50여 종을 넘는다고 한다. 김치에 관한한 한국인보다 관심이 더 많았다.
-혹시 김치냄새가 싫지 않던가요.
『젓갈을 많이 넣은 것은 냄새가 심하더군요. 하지만 독특한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요. 김치는 할머니가 담근 김치가 최고죠. 본국 파리에 근무할 때 이미 김치맛을 봤어요. 알고 지내던 프랑스 기자의 부인이 한국여성이었어요. 같이 살던 할머니가 김치를 직접 담궜죠. 그 김치 맛을 보고 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김치가 최고라는 걸 알았어요』
-랑데부 드 서울을 개최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서울에서 프랑스 문화축제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입니다. 그 때 처음으로 프랑스 영화제가 열렸어요. 물론 兩國의 문화는 자연스런 교류를 하고 있었죠. 그것을 보다 구체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2002년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경기가 한국을 프랑스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그 해 봄 서울에서 「프랑스의 봄」이라는 주제로 축제를 열었고, 가을에는 파리에서 「서울의 가을」이라는 축제를 열었어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양국의 문화를 서로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월드컵이 끝난 후 그 같은 행사를 주기적으로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런 것들이 오늘날 한국이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이룬 것으로 생각해요. 이번 「랑데부 드 서울」을 통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예술가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럽 등지에서 재즈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디디에 록우드의 경우가 대표적이죠』
-지난해와 달리 이번 행사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특징은 프랑스 문화의 현대적 모습을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양국의 문화적 기초를 닦기 위해 이제까지는 양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해왔어요. 2002년 가을 프랑스에서 열렸던 축제에서는 한국의 6大 판소리가 공연됐어요. 이번 행사에서는 프랑스의 현대 예술, 실험적 예술이 강조될 겁니다. 최고의 문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일도 활성화시킬 예정입니다』
동양문화에 익숙한 데스쿠엣 대사
-한국영화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국 영화는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요. 칸영화제같은 데서 한국 영화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습니다.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이 좋은 예이지요. 한국 영화가 프랑스에 알려짐으로써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소개되는 기회로 생각해요. 칸영화제에서 수상한다는 것은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죠』
데스쿠엣 대사는 파리국립大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파리정치학교와 국립행정대학원을 나왔다. 그는 외교관 초창기 때 일본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후 인도를 거쳐 1986년 駐日 오사카ㆍ고베 총영사를 지냈다. 경력에서 보듯 그는 동양문화에 익숙하다.
데스쿠엣 대사는 1979년 일본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의 해인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그는 해인사에 있던 「희랑대사 목조상」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 스님이 작고하기 8일 前 죽음을 예견하고 스스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목조상은 마치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어요. 그 기억 때문에 한국의 정취를 다시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한국으로 발령났어요』
-3년 동안 근무하면서 느낀 한국과 프랑스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국과 프랑스가 역사적ㆍ사회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봐요. 우선 한국과 프랑스 모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전통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의 변천에 대한 이해력이 서로 뛰어나다고 봐요. 지형적으로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아시아의 끝부분에 있고, 프랑스는 유럽 대륙의 끝부분에 위치해있죠. 근처에 섬나라가 있다는 점도 동일하죠. 한국의 옆에는 일본이, 프랑스의 옆에는 영국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역사적으로 외국의 침략을 받아 그 고통을 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공통점은 두 나라 국민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비판을 심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프랑스人들에게 프랑스에 대해 물어보면 굉장히 부정적인 답변을 많이 해요. 그해 비해 한국사람을 비롯한 외국인들에게 「프랑스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긍정적으로 답하죠. 마찬가지로 한국사람들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굉장히 부정적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외국사람들은 한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죠. 이같은 자아비판적 思考를 가진 것은 완벽주의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발전을 위한 자기 비판으로도 볼 수 있겠죠』
-양국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우선 한국의 겨울이 프랑스보다 훨씬 춥다는 겁니다(웃음). 인구밀도에서도 차이가 있죠.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20% 정도가 파리 근교에 모여있는데 비해 한국은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수도권에 살고있죠. 사회의 역동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면에서 한국이 프랑스보다는 훨씬 빠르죠. 물론 한국도 요즘 인구 고령화 문제 등 유럽형 사회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젊은 사회라고 생각해요』
교육열 놓은 것은 한국과 프랑스도 마찬가지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외교관례上 형식적 우호증진과 실질적 우호증진이 있어요. 저는 국가間 외교관계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교류의 속도를 내야하는 중요한 시점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의 韓佛간에는 시간적 의미라는 것이 공간적 요인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정치ㆍ경제ㆍ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속도를 내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 한국인은 프랑스를 통해 유럽을 이해하는 안목을, 프랑스인은 한국을 통해 아시아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의 공동 주도下에 세계적 협력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이 될 겁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아셈회의에서 교육과 초고속 정보망 설치에 관해 한국과 프랑스가 여러 나라들을 주도했던 것이 좋은 예입니다』
데스쿠엣 대사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프랑스人도 강하다고 한다.
-한국사회을 들여다볼 때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국을 잘 아는 한국사람이 외국에 나가 한국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현대적 시각을 가진 한국人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저같은 외국사람이 볼 때 가장 한국적인 것은 「복합적인 역사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역사적으로 고통의 시간도 겪었고, 그 고통에 따른 상흔이 남아있는 나라입니다. 동시에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는 점입니다. 분단국가이면서도 애국주의자가 굉장히 많고, 문화의 다양성도 번창하는 나라입니다. 샤머니즘적 측면과 불교, 유교의 전통적인 모습과 첨단 사회의 모습이 융합된, 한마디로 역사적 산물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한국이라는 점입니다』
데스쿠엣 대사는 인터뷰 말미에 『가장 프랑스적인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급작스런 질문에 기자가 머뭇거리자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한번 더 유심히 관찰할테니 다음에 만나면 가장 프랑스적인 것이 무엇인지 꼭 답해달라』고 했다. 데스쿠엣 대사는 한국 茶禮문화와 한복에 관심이 많은 부인과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