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문이 적힌 벽 앞에서 사진을 찍는 한 어린이. 사진=월간조선
지난 8월 6일 홍콩 중심지인
침사추이에 국가안전전시관(이하 전시관)이 들어섰다.
전시관 측 설명에 따르면, 전시관은
"국가 안보 교육의 체계적인 홍보를 위해 개관"했으며 "홍콩 최초의 국가 안보 교육 시설"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배경 등을 설명하는 역사관, 중국유인우주국(CMSA)이 달에서 채집한 토양 표본과 우주 비행선 모형을 전시한 우주관 등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지난달 6일 존 리 행정장관은 개관식에 참석해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안보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제안한 지 10주년 되는 해"라며 "또 홍콩 기본법 23조(국가보안법)에 따라 헌법적 책임을 다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국가 정권 전복·테러 활동·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리 장관은 강경 친중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달 23일 방문한 전시관. 암막 커튼으로 가려진 상영관이 전시관의 시작이다. 5~10분 남짓한 홍콩과 중국 현대사 관련 영상을 보고 나면 중국군 젠(J) 전투기와 군함, 우주발사체 창정 5호 모형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젠(J)-20 모형
전시관 내부는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10~15명씩 짝을 이뤄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손뼉을 치거나 시 주석의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안보 교육을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지만 중국 정부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시설에 가까운 듯 보였다. 전시관 한쪽 벽면을 채운 시 주석의 연설문 글귀를 보니 그런 인상이 더욱 짙게 들었다. 다음은 해당 연설문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국내외 모든 중화민족의 위대한 단결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력한 집단을 만들
것입니다."-2022년 10월 20일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공교롭게도 전시관은 지난 2020년을 끝으로 잠정 휴업한 홍콩 역사박물관 건물 2층에 들어섰다. 2020년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해로 역사박물관 측은 당시 "2년간 시설 수리를 거쳐 재개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전시관 관계자는 "역사박물관은 잠시 문을 닫은 상태니 2층 안전전시관을 관람해달라"고 말했다. 역사박물관 재개관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 건 없다"고만 밝혔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