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남북미 회동, 미-북은 文대통령 참석 원치 않았는데 文대통령이 세 차례 간청해 겨우 참석 : 월간조선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물론 미국측도 문 대통령의 참석을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사실상 간청하듯 해 겨우 만남의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강조해온 각종 치적의 진실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 판문점 회동 당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문 대통령의 참석 요청을 세 차례나 거절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 미북회담에 동행할 것을 강력히 원했지만 이미 전날 북한측이 거절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이 (판문점)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은 완강하게 참석하려고 했다.

미국측은 이미 문 대통령을 배제하기로 결정한 상황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 좋을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심과 다른 말을 하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끼어들어 "이미 북측이 거절한 상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사하고 그를 트럼프 대통령에 넘겨준 뒤 떠나겠다"라고 계속 설득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러길 바라지만 북한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에둘러 거절했다.

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함께 비무장지대(DMZ)에 방문하는 건 처음”이라며 재차 설득했지만, 트럼프는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또 한번 거절했다. 북한의 뜻과 달리 문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한다면 미북회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오산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나도 된다”고 문 대통령에게 역제안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DMZ 내 관측 초소까지 동행한 다음 결정하자”고 답했다.

결국 문 대통령은 판문점으로 가 자유의집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안내했고, 남북미 정상은 4분 정도 한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