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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9개 북한인권단체들, 탈북어부 강제 송환 관련 대(對)유엔 정부답변서 비판

"정부가 보낸 답변은 사실왜곡, 논리 모순 투성이인 초법적 변명...국정조사-특검 필요"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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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탈북어부 강제송환 사건과 관련해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에 보낸 답변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북한인권시민연합'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19개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4월 2일 성명을 내고, 작년 11월 9일의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이 문재인 정부에 보낸 서한에 대한 정부 답변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작년 11월 7일 문재인 정부는 같은 달 2일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했다. 정부는 이들이 선장을 비롯해 16명의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중범죄자로 이들의 귀순 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추방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들이 16명을 살해한 중범죄자가 맞는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을 고문과 처형의 위협이 상존하는 북한으로 추방한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들의 혐의는 사실이 아니며, 그들은 실은 탈북 브로커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28일 토마스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비롯해 유엔강제실종실무그룹, 유엔자의적처형특별보고관, 유엔고문방지특별보고관 등은 한국 정부에 혐의서한(allegation letter)(이하 ‘퀸타나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퀀타나 특별보고관 등은 작년 11월 초 한국 정부가 강제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과 학대, 불공정한 재판 등 중대 인권침해가 만연한 북한으로 탈북 어민 2인을 강제송환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고문방지협약 제3조 강제송환금지 원칙(non-refoulement principle)을 상기시키며, 11가지 사항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는 2월 28일 이에 대한 답변서(이하 ‘정부 답변서’)를 냈다. 정부는 이 답변서에서 “(북한 선원 2명이) 나중에 귀순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남측 군 당국에 나포될 당시 경고 사격에 도주하는 등 귀순의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남북 사이에 재판 지원 부족과 증거 획득의 어려움으로 적절한 재판을 보장하기 어려운 데다 재판 관할권 행사가 오히려 남측 국민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헌법 등 국내법뿐 아니라 한국이 가입한 인권 관련 국제조약도 검토했지만, 북한 선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환된 어부들의 근황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어떤 당국이 이들을 인도받았는지 및 현재 이들의 상태는 파악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을 비롯한 19개 북한인권단체들은 4월 2일 성명을 내고,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대한 ‘정부 답변서’는 사실 왜곡과 논리적 모순 투성이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어울리지 않는 보편적 인권의 무시와 초법적 발상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탈북 어민 2인의 16명 살해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했느냐는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대해 정부는 (1) 사전에 정보부서를 통해 탈북 어민 2인이 다수 살해 후 도주 중이었음을 알았고, (2) 탈북 어민 2인이 따로 취조를 받으면서 일관된 진술을 하였으며, (3) 추방 과정에서 남측 통지 없이도 북측이 이미 16명 살인 사건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구체적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 북한 당국 외에 마땅한 정보 출처가 없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북측이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탈북 어민 2인의 송환을 요구하지 않았는지 정부는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퀀타나 서한'은 탈북 어민 2인의 구금 및 취조 과정에서 변호인 선임, 무죄추정 원칙 등 적법절차를 보장했는지를 물었는데, 이에 대해 정부는 "합동신문조사는 탈북 경위와 귀순 의사 확인을 위한 행정조사절차라 형사사법절차상 피의자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변명'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부는 이 행정조사절차만을 근거로 탈북 어민 2인을 ‘악랄한 범죄자(heinous criminals)’(p.11)라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들이 소형 목선에서 발각되지 않은 채 16명을 차례로 살해했다는 정부 주장은 최소한의 적법절차도 없는 행정조사 중의 진술 외에는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없디”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또 “‘정부 답변서’ p.14에서는 탈북 어민 2인이 범행 후 선박 내부를 청소하고 시체와 흉기를 유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정부야말로 방역을 핑계로 목선을 수사도 없이 소독한 후 북한으로 돌려보내 증거를 인멸한 점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위의 설명대로 사전에 선상 살인사건 정보를 입수하였다면 왜 선박에 대한 혈흔 검사 등 증거 확보는커녕 소독 조치를 해버린 것인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설령 정부 주장대로 탈북 어민 2인이 ‘악랄한 범죄자’이더라도 정부가 이들이 밝힌 귀순 의사를 자의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탈북 어민 2인이 합동신문조사 중에 서면으로 한국의 보호를 요청했으나 이들의 범행 진술, 북한에서의 활동, 나포 과정 등을 고려하여 귀순 의사의 ‘진정성(authenticity)’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귀순 의사의 진정성 요건은 법령에도 없으므로 정부가 이번에 자의적으로 급조한 기준”이라면서 “그러한 논리라면 북한당국이 범죄자라고 주장하는 탈북자는 정부가 ‘악랄한 범죄자’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송환시킬 수 있게 된다”고 꼬집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정부가 탈북 어민 2인의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오르락내리며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해군의 지시를 무시해 나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목선은 2박3일간 해군 함정의 밀어내기, 경고 방송, 2차례 경고사격에도 NLL 남하를 반복하여 나포됐다는 지적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이는 사전에 북한 당국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한 정부가 이들의 귀순을 막으려 한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탈북 어민 2인 강제송환 결정의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는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이들이 북한이탈주민지원법, 난민법, 출입국관리법의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북한이탈주민지원법 제9조의 보호대상 부적격자, 출입국관리법 제11조의 입국 금지, 강제 퇴거 규정의 적용을 받는 범죄자와 비슷하여 이들 규정을 ‘참조’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음을 시인한 것”이라면서 “정부 주장대로 법을 유추 적용하더라도 난민신청자의 경우에는, 일단 한국에 입국하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고, 외국인 범죄인인도의 경우에도 사법기관인 서울고등법원에서 검사의 청구로 범죄인인도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5일만에 행정조사만을 근거로 추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이 법의 미비를 이유로 외국인에게도 보장된 최소한의 적법절차조차 누리지 못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탈북 어민 2인의 추방 결정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합동정보신문 결과를 근거로 유관 정부 부처들과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은 “작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지적했듯이 청와대 NSC는 대통령의 참모일 뿐 강제송환 결정과 같은 행정처분을 내릴 권한이 없다”면서 “남북한 특수관계를 이유로 청와대 NSC가 탈북민을 추방할 수 있다는 옛 군사정권 시절에나 어울릴 초법적 발상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그런 논리라면 북한당국이 범죄자라고 주장할 경우, 탈북민 출신이 아닌 한국인이나 외국인도 청와대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따졌다.

북한 어부들의 북송과 관련해 논란이 되어 온 것 중 하나는 정부의 조치가 국제법상 강제송환금지 원칙(non-refoulement principle)에 반한다는 점이었다. '권타나 서한'도 정부에 관련 탈북 어민 2인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의 리스크 평가가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답변서는 고문받을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 추방·송환·범죄인 인도를 금지하는 고문방지협약 제3조 제1항을 인용하면서도 같은 협약 제16조 제2항을 인용하여 "제3조 제1항은 범죄인 인도·추방과 관련된 국내법 규정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은 “제16조는 고문에 이르지 않는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 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제2항도 이를 고문방지협약보다 더 엄격히 제한하는 범죄인 인도·추방과 관련된 국내법 규정의 적용을 막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고문방지협약 위원회(CAT)의 일반논평 제1호(CAT/C/60/R.2, para. 26)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해석이므로, 제16조 제2항을 근거로 강제송환금지 원칙의 예외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어느 부처에서 이러한 법 해석을 내렸는지 정부는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정부는 객관적 증거나 적법절차를 무시한 채 탈북 어민 2인이 ‘악랄한 범죄자’로서 우리 국민에게 위험하다는 막연한 주장을 반복하면서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이들이 고문, 자의적 처형, 불공정한 재판에 처해질 위험을 진지하게 평가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는 ‘정부 답변서’가 강제송환 결정 과정에서 국정원 인권보호관, 국가인권위원회나 다른 인권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는지, 이들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게 대하도록 보장할 것을 북측에 요청했는지 묻는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이들의 신병을 인도받은 북한 당국자가 누구인지와 이들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는 답변에서도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렇듯 ‘정부 답변서’는 탈북 어민 2인 사건 관련 의혹 해소는커녕 중대인권침해 의혹을 증폭시켰다”면서 “1월 28일 같은 날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비롯한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북한에 발송한 긴급 탄원(urgent appeal)대로 북한당국이 이들의 생사, 행방을 확인해주고 적법절차와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줄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마지막으로 정부에 대해 ▲ ‘정부 답변서’의 한국어 원문을 공개하고 작성 과정과 책임자를 밝히며, 특히 ‘정부 답변서’에서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하고 행정조사와 북한이 제공한 정보만을 근거로 탈북 어민 2인을 “악랄한 범죄자”로 규정한 것을 철회할 것 ▲ 정부가 주장하듯이 이들이 ‘악랄한 범죄자’라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이들의 성명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것 ▲ 지금이라도 북한이 유엔 인권전문가들의 긴급 탄원대로 이들의 적법절차와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에 대해서도 ▲ 탈북 어민 강제송환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국정조사 실시 및 특검 검토 ▲ 난민인정 절차와 마찬가지로 북한이탈주민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 등의 적법절차, 강제송환 금지 원칙, 사법 심사, 구금 기간을 포함하여 법률로 구체적으로 규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  19개 단체 (가나다순)
1969년 KAL기 납치피해가족회 | 1969 KAL Abductees’ Families Association
6.25국군포로가족회 | Korean War POW Family Association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 Korean War Abductees’ Family Union (KWAFU)
과거청산통합연구원 | Institute for Transitional Justice and Integration (ITJI)
나우 | Now Action & Unity for Human Rights (NAUH)
노체인 | No Chain for North Korea
북한민주화네트워크 | Network for North Korean Human Rights and Democracy (NKnet)
북한인권시민연합 | Citizens’ Alliance for North Korean Human Rights (NKHR)
북한전략센터 | North Korea Strategy Center (NKSC)
북한정의연대 | Justice For North Korea (JFNK)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 People for Successful Corean Reunification (PSCORE)
열린북한 | Open North Korea (ONK)
통일맘연합회 | Tongilmom
통일미디어 | Unification Media Group (UMG)
통일아카데미| Unification Academy
통일전략연구소 | Unification Strategy Institution (USI)
전환기정의워킹그룹 | Transitional Justice Working Group (TJWG) 
징검다리 | Stepping Stones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 Lawyers for Human Rights and Unification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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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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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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