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이 자신의 명의로 담화를 내고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김여정이 본인 명의 담화문을 낸 것은 처음이며 '백두혈통'의 여성이 담화를 발표한 것도 처음이다.
김여정은 3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으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 2일 강원 원산에서 북한군이 실시한 화력전투 훈련에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했는데,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김여정은 담화문에서 청와대를 향해 “주제넘은 처사”, “겁먹은 개가 더 요란히 짖는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해당 훈련에 대해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다”라며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고 했다.
또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미가 3월에 예정됐던 합동군사연습을 무기한 연기한 데 대해선 “남측에 창궐하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연기시킨 것이지 청와대가 결심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또 “그리도 전쟁 연습 놀이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F-35 등 첨단 무기를 들여온 것을 거론하며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며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비아냥댔다.
대북전문가들은 김여정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와 동시에 김여정의 첫 담화가 문재인청와대 원색비난인 점을 들어 "코로나사태 등으로 정권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북한에서도 청와대를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여정은 평창올림픽 당시 평창을 방문하고 김정은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남북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해왔다. 이같은 김여정이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