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일본에 가로 막힌 '에칭가스'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국내 반도체 업계, 日 수출규제로 '에칭가스' 확보에 비상... '에칭가스'의 모든 것!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우리는 왜 고순도 에칭가스를 생산하지 못 하나.
"규제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공장에서 에칭가스 누출 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규제가 이뤄졌었다. 한마디로 정부 당국이 사고를 이유로 기업을 타박한 거다. 두 번째는 채산성이 적다는 것이다. 기체 HF를 생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추구를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수요가 매우 적다. 현재 기체 HF의 국내 수요량은 월(月) 10톤 정도 밖에 안 된다. 그에 반해 액체 HF는 월 4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이렇듯 규제와 투자의 현실성이 떨어지다 보니 국내 업체가 자체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액체 HF(Hydrogen fluoride)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실시함에 따라 반도체 제작 공정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 불화수소(HF·일명 에칭가스) 수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월간조선》은 에칭가스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알아봤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에칭가스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에칭 공정(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공정)과 불순물 제거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체이다.
 
에칭가스는 전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일본에서 생산된다. 일본산이 순도가 높아 국내 업체들은 품질이 우수한 일본산 에칭가스를 선호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는 99.999% 이상의 초(超)고순도여야 한다.
  
얼마 전 일본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 경제적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 7월 4일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에칭가스를 일본에서 수입할 때마다, 계약별로 일본 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에칭가스에 대한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는 에칭가스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일제(日製) 외에 자체적인 테스트를 통해 에칭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에칭가스가 뭐길래 이처럼 국내 업체에 타격이 큰 걸까. 우리는 왜 그동안 에칭가스 자체 생산을 등한시 한 것일까. 에칭가스의 대체재는 정말 없는 걸까.
 
그동안 대다수 언론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다루면서도 정작 에칭가스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월간조선》은 《i가스저널》(www.igasnet.com)의 이락순 발행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칭가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다음은 7월 17일 그와 나눈 일문일답의 요지다.
   
- 에칭가스를 얻는 화학적 방법은 뭔가.
 "쉽게 말해 ‘형석’이라는 암석을 물(H2O)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드는 게 HF다. HF는 액체와 기체가 있다. 액체 HF의 경우, 우리나라 업체들이 4N(four nine·99.99%)에서 5N(five nine·99.999%)까지 순도를 높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 액체 HF는 반도체 중 ‘램(RAM)’ 제조 과정에 쓰인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문제가 된 건 기체 HF다. 기체 HF는 반도체 중 고차원인 ‘낸드플래시’ 생산 과정에 쓰인다."
 
- 일본은 어떤 기술을 갖고 있기에 독점적으로 고순도 에칭가스를 생산하고 있나.
 "그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모른다. 유추할 수 있는 단서조차도 없다."
 
- 일본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일본은 HF를 기체화 시키는 기술에 더해, 기체 HF를 5N까지 고순도화하는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설령 HF를 기체화한다 하더라도, 퓨리파이(Purify·정제)하는 기술이 뒤따라야 한다. 일본은 그런 노하우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담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5N과 같은 고순도 HF를 담는 용기는 내면처리를 통해 용기 내부를 거울처럼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용기 역시 HF의 순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무결점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5N의 초고순도 HF를 담을 수 있는 용기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다. 5N 초고순도 기체 HF를 생산하더라도, 용기 기술이 확보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 우리는 왜 고순도 에칭가스를 생산하지 못 하나.
 "규제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공장에서 에칭가스 누출 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규제가 이뤄졌었다. 한마디로 정부 당국이 사고를 이유로 기업을 타박한 거다.
 두 번째는 채산성이 적다는 것이다. 기체 HF를 생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추구를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수요가 매우 적다. 현재 기체 HF의 국내 수요량은 월(月) 10톤 정도 밖에 안 된다. 그에 반해 액체 HF는 월 4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이렇듯 규제와 투자의 현실성이 떨어지다 보니 국내 업체가 자체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 에칭가스의 대체재는 없나.
 "대체재가 있었다면, (일본 수출규제가 이뤄진) 이 시점에 대체재 얘기가 나오지 않았겠나. NF3라는 가스를 예로 들어 설명할 필요가 있다. 1997~98년쯤 전 세계에 NF3 품귀 파동이 생겼다. 당시 모 국내 회사가 국산화를 해보자고 해 현재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NF3 생산에 있어 우리 기업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처럼, 초고순도 기체 HF 생산에 도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채산성이 안 맞는 리스크(초고순도 HF 생산)를 안고 갈 기업이 몇이나 되겠나."
 
-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자체적으로 에칭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기존에 사용하던 (초고순도 기체 HF) 제품에서 일본산 외에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테스트가 수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고순도 가스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이 전문화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규제와 단속보다는 기업의 연구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물론 안전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7.17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조성호 ‘시간여행’

chosh760@chosun.com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