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오른쪽)가 2016년 3월 평양재판소에서 북한 관계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후 엿새 만에 사망했다. 조선DB.
북한에 억류됐다 결국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가 감옥에서 물고문 등 갖은 고초를 겪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5년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석방된 한국 출신 미국 시민권자 김동철 박사는 2016년 초 자신이 북한에서 조사받을 당시 오토 웜비어도 그곳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5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어느 날 복도에서 그 미국인 청년(오토 웜비어)이 머리와 얼굴에 물을 흠뻑 젖어서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취조실에서 질질 끌려가는데 거의 실신 상태로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며 “나도 물고문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청년도 어떤 조사를 받았는지 뻔히 알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평양에서 받은 고문 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게 물고문이었다. 취조실 내 물이 가득 채워진 욕조 앞에 손을 뒤로 묶은 채 무릎을 꿇게 하고 머리를 욕조 안에 밀어 넣으면 1분도 견디기가 어려웠다”며 “물고문으로 기진맥진해 복도를 걷다가 2차례나 실신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웜비어가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선전 구호가 적힌 포스터 한 장을 떼 온 죄(국가재산 절취죄)와 김정일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돌돌 말아 권위훼손죄가 추가돼 강제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은 것을 석방된 뒤에야 알게 됐다. 미국의 명문 주립대인 버지니아대 학생이던 2015년 말 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억류돼 15년형을 선고받았고,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6일 만에 사망했다.
북한 보위부에서 물고문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중국에서 남한 사람을 만났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다 받았다”며 “이때 제일 견디기 힘든 것은 물고문이 제일 힘들었다. 물고문을 받다가 실신 할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