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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의 스페인 대사관 습격 “테러행위”로 비난한 北... 과거 멕시코·스리랑카 등 외국정부 전복(顚覆) 기도

“정계 포섭, 叛軍 지원, 행동대 파견”... 1970년대 초 외교문서로 본 북한의 야욕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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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의 포 사격 훈련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이 지난 2월 22일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해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사관 불법 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 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자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라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27일 홈페이지에 영문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마드리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해 반응했던 것이며 보도와 달리 그 누구도 결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대사관 내 모든 사람들은 위엄 있게 대우받았으며, 필요한 경고만 했다”고 대사관 습격을 사실상 시인했다.
 
‘자유조선’은 올 들어 김정은 체제 타도를 기치로 내걸고 ‘북한임시정부’를 선언, 반북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는 “정치범수용소 해체, 탈북민 북송 반대, 개혁·개방 등 자유의 명령을 거부할수록 김정은 정권은 수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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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은 ‘자유조선’을 “공화국을 전복(顚覆)시키려는 테러단체”로 비난했지만, 사실 그럴만한 자격이 없다. 과거 김일성 정권 때부터 북한이 외국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 초 멕시코·스리랑카 등 외국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해당 국가의 정치인을 포섭하고, 반군(叛軍)을 지원했으며, 북한 행동대원들을 파견했다. 멕시코의 경우 지금은 북한과 수교 상태지만, 당시 멕시코의 반정부(反政府) 성향 청년들이 북한에서 게릴라 훈련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양자관계가 동결된 바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1971년 4월 21일 극좌(極左) 학생단체의 정부 전복사건 배후로 북한을 지목, 북한의 외교공관을 폐쇄하고 공관원을 추방했다. 현재까지도 스리랑카는 북한의 겸임대사(주인도대사와 스리랑카대사를 겸임)는 접수하고 있으나, 북한의 상주공관 재설치 제의는 거부하고 있다.
 
외교사료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외교문서 요약본들을 보면 당시 북한의 음모가 자세히 나와 있다. 이하 관련 문서 내용을 게재한다.
 
<1. 북한의 멕시코정부 전복 음모사건
 
외무부는 1971.3.16. 멕시코 정부 전복 음모사건에 관한 3.15.자 AP 통신 보도에 관해 경위를 파악할 것을 주멕시코대사에게 지시한 바, 주멕시코대사가 보고한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음.
● 평양 근교에서 북한으로부터 게릴라 훈련을 받은 멕시코인 게릴라단 19명(남자 16인, 여자 3인)은 멕시코에서 게릴라 학교를 설치하고 간첩, 폭동, 강탈, 살인 등을 대원들에게 훈련 중 3.15. 연방 검찰에 의해 일망타진됨.
● 멕시코 정부는 계속 잔여 공작대원(30명으로 추측)을 추격 중인바, 이들은 모스크바 루뭄바 대학에 유학한다는 명목 하에 주멕시코 소련대사관의 주선으로 출국한 후 소련에서 북한대사관과 접선, 평양 근교에서 1년간 게릴라 훈련을 받음.
●멕시코 정부는 주소대사를 긴급 소환하고 멕시코 주재 소련대사대리 등 5명을 추방함.
- 루이스 에체베리아(Echeverria) 대통령은 북한 비난 담화문을 발표함.
 
2. 스리랑카 반란사태 및 북한과의 관계
 
1971.4월 스리랑카(구 실론) 반란 사태와 관련, 주뉴델리총영사의 보고 내용 중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음.
 
●1970.5월 좌익세력과의 연합으로 집권한 반다라나이케 정권은 은행 국유화 등의 급진적 경제정책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동 정책의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데 불만을 가진 좌익 과격단체(소위 체게바라주의자)가 중심이 된 반정부 반란으로 혼란 상태가 발생함.
- 1971.4.12. 현재 약 300명의 반도가 사살됨.
- 스리랑카 정부는 무기 및 탄약을 싱가포르 주둔 영국 기지에서 공급 받고, 미국에 헬기 6대를 지원 요청함.
- 현지 언론은 (반란의) 배후 조종자들이 김일성 사상에 감화되고 소련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함.
●특히 동 반란음모에 북한이 관련된 혐의로 북한 대사관이 스리랑카 정부 명령에 의하여 1971.4.15. 폐쇄되고 대사관원 전원이 24시간 내 출국령을 받아 4.16. 소련 에어로 플롯 편으로 출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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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이 청와대 습격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 북한의 폭력혁명(게릴라) 수출 및 외국정부 전복 음모
 
외무부가 1971.4.16. 작성한 ‘북한의 대외국정부 음모 계획 전모’ 제하 보고서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1) 북한의 외국인 게릴라 훈련 상황
●훈련 대상국: 중남미 9개국(1,300명), 아·중동 15개국 및 아시아 5개국(700명)
●훈련 장소: 북한 내 10개 기지
●훈련 기간: 단기 6개월, 장기 1년 내지 1년 6개월 코스
2) 최근 북한의 외국 정부 전복 음모 현황
●멕시코 반정부 음모 지원 사건
- 1971.3.15. 멕시코 혁명 행동대 50여 명 중 19명 체포
- 1971.3.17. 멕시코 대통령, 반정부 음모를 기도한 게릴라를 훈련시킨 북한을 강력 규탄
●스리랑카 반도 반정부 음모 지원 사건
- 1971.4.5.부터 좌익 반도에 의한 정부 전복 반란 사태 발생
- 1971.4.15. 스리랑카 정부, 북한대사관원에 추방 명령
●차드 북부 반란군 지원
- 북한, 1969년 이래 반란군 지원 계속 및 반란군 지도자에게 게릴라 훈련 제공 
●우루과이 사건
- 북한 통상대표부, 통상활동 대신 언론계, 정계 매수, 포섭공작 및 정부 공산화 기도
- 1966.2월 우루과이 정부, 북한 통상대표부 전 직원 추방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사건
- 1970.9월 주콩고 북한대사 외 3명을 밀입국, 간첩행위 및 파괴공작 혐의로 체포, 군사재판에 회부
- 1971년 양국 정부, 공관 철수>
 
당시 외교문서에 따르면, 1971년 4월 19일 우리나라 외무부(외교부 전신)는 이 같은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의 ‘외무부장관 발언’ 성명서를 배포하기로 결정한다. 외무부는 외교문서에서 “북한이 멕시코와 스리랑카 정부에 대한 게릴라 활동에 적극 가담하고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시아·아프리카 및 중남미 개발도상국들의 커다란 우려와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양대선거(제7대 대통령선거, 제8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남한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위하여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국민은 북한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광적인 북한의 만행은 전 국제사회에 의하여 규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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