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가 서기 475년 고구려 軍에 쫓기어 공주로 내려간 후 폐허로 남아있던 왕궁 터가 2500년 만인 1997년 1월 4일 한 고고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11년 전 일이다.
선문대학의 李亨求(이형구, 65) 교수는 서울 송파구 風納洞(풍납동) 풍납토성의 현황과 실측 조사를 하던 중 풍납토성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지하 4m 아래서 백제 왕궁 유적의 흔적으로 보이는 목탄층과 한성 백제 시기의 토기 등 각종 유물을 발견하였다.
하남 위례성의 위치를 확인해주는 단서 들이였다. 하남 위례성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溫祚王(온조왕)이 기원전 18년, 백제를 건국하고 기원전 6년에 천도를 했다고 하는 곳으로 백제 건국 후 500여 년 동안 수도로 삼았던 곳이나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었다.
풍납동 1, 2동에 걸쳐 있는 한성 백제 시기의 성곽인 풍납토성은 길이 3,470m(현재 잔존 길이 약 2,200m), 면적 111,658㎡에 달한다, 1925년 을축년(乙丑年) 대홍수로 성벽의 일부가 붕괴되면서 중국製 靑銅鐎斗(청동초두-자루솥) 등의 중요 유물이 발견 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1963년 사적 11호로 지정되었다.
그 후 본격적인 조사나 성 내부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주택 건축이 본격화 됐다.
일제시대 풍납토성 전경.
1972년 풍납토성. 이 때만 발굴을 시작했어도 백제 왕성의 유적은 잘 보존됐을 것이다.
2002년 풍납토성. 문화재 발굴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이 이미 이뤄졌다.
1997년 1월 이 후 성내 개발 예정 지역에 대한 사전 발굴 조사가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며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1년 가까이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길이 10m, 너비 7m나 되는 대형 주거지를 비롯한 19기의 백제 초기 주거지가 확인되고 1200여점의 백제 초기 유물이 발견 되어 한성 백제시기에 지어진 계획도시로 王城(왕성)임을 확인하게 됐다. 1999년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동벽의 2개 지점에 대한 절개 조사도 진행됐다. 2000년 경당연립주택 부지, 외환은행 숙소 부지, 삼표산업 부지 발굴 작업과 2003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미래마을 부지 발굴 등 여러 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도 이뤄졌다.
이들 발굴지들은 2000년 이후 사적 11호에 추가 지정되면서 풍납토성 성내에 살고 있는 5만여 주민들은 재개발 명목으로 아파트를 신축 할 수 없게 됐다. 이때부터 풍납토성 문화재 발굴은 풍납동 주민들과 재산권 침해와 이주 대책 보상 문제 등 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됐다.
이번에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온 경당지구 2,300평 중 1000천여 평을 한신大 박물관이 발굴 조사한 결과 또 다시 초기 백제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한자의 ‘呂’자를 닮은 동서 16m, 남북 14m에 달하는 대형 건물터와 4-5세기 백제시대 목탑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206호 유구‘가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책임 조사원인 한신大 권오영교수는 평면 방형이라는 평면 구조, 중심부에 발견되는 적석부(돌을 가득 쌓은 부분), 평면 안팎에서 발견되는 기둥 구멍과 적심토(쌓아 올린 흙) 흔적, 찰주(탑 기둥)을 세울 때 마련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斜道(비스듬히 깍아 내려간 길)로 추정되는 흔적 등으로 이곳이 목탑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5월 7일 발굴설명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 주변에서는 각종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50여명이 모여 ‘우리가 원하는 것은 移住’라는 노래를 틀어 놓고 ‘개발이든 보존이든 당국은 빨리 결단을 내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06년 11월 21일, 풍납토성이 백제 하남위례성으로 왕궁 유적지임을 밝혀낸 선문大 이형구교수를 미래마을 발굴 현장에 있는 현장 컨테이너에 4시간 동안 가두어 놓고 ‘풍납토성이 백제 왕궁이 아니라고 하라.’고 강요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했던 것과 같은 사태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풍납토성 안의 주민들을 그린벨트 지역으로 집단 이주하는 것은 당장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지 모르지만 풍납토성에 버금가는 대지를 찾아내 신도시를 조성하여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풍납동 주민들의 원성을 한 몸에 듣고 있는 이형구교수의 변함없는 주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집으로, 학교로 찾아와 시위와 항의를 계속했어도 물러서지 않고 학문적 견해를 굽히지 않았던 이형구 교수는 “이런 고통을 풍납동 주민들과 함께 참고 견뎌왔기에 이만큼 이나마 풍납토성을 국가 사적으로 되살리고 백제 역사도 300년이나 회복시켰다고 말한다.
정부 차원의 이주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1500년 만에 다시 찾은 백제 왕궁 유적을 보존할 수 없을뿐더러 5만여 주민들의 고통도 풀어 줄 수 없다. 거국적으로 보존 정책이 이루어질 때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풍납동 주민들의 절규가 그칠 날이 곧 올 것이다.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 소득 3-4만 달러 시대가 하루 빨리 와야 한다.
5월 7일 풍납동 경당연립주택 재건축 아파트 부지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이주대책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시위는 계속됐다.
2007년 6월,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가면서 성내에서 발굴한 대형 주거지 유적들.
경당지구 9호 유구에서 출토된 ‘井’銘 直口短頸壺(‘정’명 직구단경호).
경당연립 재건축 아파트 부지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직함이 새겨진 ‘大夫’銘 直口短頸壺(‘대부’명 직구단경호).
유실된 토성의 남단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중국과의 교류를 입증하는 靑銅鐎斗(청동초두).
풍납동 주택지 한가운데 있는 경당연립주택 재개발 지역 발굴 현장.
경당지구 木塔址(목탑지) 추정 발굴 현장. 불교계에서는 목탑지라면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적극 보존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市 의뢰로 재발굴 중인 경당지구 1차 발굴 설명회에서 한신大 박물관의 권오영 교수가 중간 발굴 보고를 하고 있다.
경당지구 ‘206호 유구’는 남북 11m, 동서 10.5m으로 4-5세기 목탑터일 가능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당지구 북쪽에 자리 잡은 呂자 형태의 대형 건물터. 콘크리트 기초공사로 유적의 일부가 이미 훼손됐다.
이번에 경당지구에서 쏟아진 유물들. 일반인들과 주민들에게도 공개하고 설명회도 가졌다.
1997년 1월 풍납토성이 백제 하남 위례성임을 밝힌 선문大 이형구 교수가 경당지구 44호 건물터를 둘러보고 있다.
풍납토성 전체를 발굴하고 보존해서 그 현장과 유물을 함께 전시하는 거대한 박물관이 세워질 날이 곧 와야 한다.
선문대학의 李亨求(이형구, 65) 교수는 서울 송파구 風納洞(풍납동) 풍납토성의 현황과 실측 조사를 하던 중 풍납토성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지하 4m 아래서 백제 왕궁 유적의 흔적으로 보이는 목탄층과 한성 백제 시기의 토기 등 각종 유물을 발견하였다.
하남 위례성의 위치를 확인해주는 단서 들이였다. 하남 위례성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溫祚王(온조왕)이 기원전 18년, 백제를 건국하고 기원전 6년에 천도를 했다고 하는 곳으로 백제 건국 후 500여 년 동안 수도로 삼았던 곳이나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었다.
풍납동 1, 2동에 걸쳐 있는 한성 백제 시기의 성곽인 풍납토성은 길이 3,470m(현재 잔존 길이 약 2,200m), 면적 111,658㎡에 달한다, 1925년 을축년(乙丑年) 대홍수로 성벽의 일부가 붕괴되면서 중국製 靑銅鐎斗(청동초두-자루솥) 등의 중요 유물이 발견 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1963년 사적 11호로 지정되었다.
그 후 본격적인 조사나 성 내부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주택 건축이 본격화 됐다.
일제시대 풍납토성 전경.
1972년 풍납토성. 이 때만 발굴을 시작했어도 백제 왕성의 유적은 잘 보존됐을 것이다.
2002년 풍납토성. 문화재 발굴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이 이미 이뤄졌다.
1997년 1월 이 후 성내 개발 예정 지역에 대한 사전 발굴 조사가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며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1년 가까이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길이 10m, 너비 7m나 되는 대형 주거지를 비롯한 19기의 백제 초기 주거지가 확인되고 1200여점의 백제 초기 유물이 발견 되어 한성 백제시기에 지어진 계획도시로 王城(왕성)임을 확인하게 됐다. 1999년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동벽의 2개 지점에 대한 절개 조사도 진행됐다. 2000년 경당연립주택 부지, 외환은행 숙소 부지, 삼표산업 부지 발굴 작업과 2003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미래마을 부지 발굴 등 여러 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도 이뤄졌다.
이들 발굴지들은 2000년 이후 사적 11호에 추가 지정되면서 풍납토성 성내에 살고 있는 5만여 주민들은 재개발 명목으로 아파트를 신축 할 수 없게 됐다. 이때부터 풍납토성 문화재 발굴은 풍납동 주민들과 재산권 침해와 이주 대책 보상 문제 등 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됐다.
이번에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온 경당지구 2,300평 중 1000천여 평을 한신大 박물관이 발굴 조사한 결과 또 다시 초기 백제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한자의 ‘呂’자를 닮은 동서 16m, 남북 14m에 달하는 대형 건물터와 4-5세기 백제시대 목탑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206호 유구‘가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책임 조사원인 한신大 권오영교수는 평면 방형이라는 평면 구조, 중심부에 발견되는 적석부(돌을 가득 쌓은 부분), 평면 안팎에서 발견되는 기둥 구멍과 적심토(쌓아 올린 흙) 흔적, 찰주(탑 기둥)을 세울 때 마련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斜道(비스듬히 깍아 내려간 길)로 추정되는 흔적 등으로 이곳이 목탑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5월 7일 발굴설명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 주변에서는 각종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50여명이 모여 ‘우리가 원하는 것은 移住’라는 노래를 틀어 놓고 ‘개발이든 보존이든 당국은 빨리 결단을 내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06년 11월 21일, 풍납토성이 백제 하남위례성으로 왕궁 유적지임을 밝혀낸 선문大 이형구교수를 미래마을 발굴 현장에 있는 현장 컨테이너에 4시간 동안 가두어 놓고 ‘풍납토성이 백제 왕궁이 아니라고 하라.’고 강요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했던 것과 같은 사태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풍납토성 안의 주민들을 그린벨트 지역으로 집단 이주하는 것은 당장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지 모르지만 풍납토성에 버금가는 대지를 찾아내 신도시를 조성하여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풍납동 주민들의 원성을 한 몸에 듣고 있는 이형구교수의 변함없는 주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집으로, 학교로 찾아와 시위와 항의를 계속했어도 물러서지 않고 학문적 견해를 굽히지 않았던 이형구 교수는 “이런 고통을 풍납동 주민들과 함께 참고 견뎌왔기에 이만큼 이나마 풍납토성을 국가 사적으로 되살리고 백제 역사도 300년이나 회복시켰다고 말한다.
정부 차원의 이주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1500년 만에 다시 찾은 백제 왕궁 유적을 보존할 수 없을뿐더러 5만여 주민들의 고통도 풀어 줄 수 없다. 거국적으로 보존 정책이 이루어질 때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풍납동 주민들의 절규가 그칠 날이 곧 올 것이다.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 소득 3-4만 달러 시대가 하루 빨리 와야 한다.
5월 7일 풍납동 경당연립주택 재건축 아파트 부지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이주대책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시위는 계속됐다.
2007년 6월,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가면서 성내에서 발굴한 대형 주거지 유적들.
경당지구 9호 유구에서 출토된 ‘井’銘 直口短頸壺(‘정’명 직구단경호).
경당연립 재건축 아파트 부지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직함이 새겨진 ‘大夫’銘 直口短頸壺(‘대부’명 직구단경호).
유실된 토성의 남단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중국과의 교류를 입증하는 靑銅鐎斗(청동초두).
풍납동 주택지 한가운데 있는 경당연립주택 재개발 지역 발굴 현장.
경당지구 木塔址(목탑지) 추정 발굴 현장. 불교계에서는 목탑지라면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적극 보존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市 의뢰로 재발굴 중인 경당지구 1차 발굴 설명회에서 한신大 박물관의 권오영 교수가 중간 발굴 보고를 하고 있다.
경당지구 ‘206호 유구’는 남북 11m, 동서 10.5m으로 4-5세기 목탑터일 가능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당지구 북쪽에 자리 잡은 呂자 형태의 대형 건물터. 콘크리트 기초공사로 유적의 일부가 이미 훼손됐다.
이번에 경당지구에서 쏟아진 유물들. 일반인들과 주민들에게도 공개하고 설명회도 가졌다.
1997년 1월 풍납토성이 백제 하남 위례성임을 밝힌 선문大 이형구 교수가 경당지구 44호 건물터를 둘러보고 있다.
풍납토성 전체를 발굴하고 보존해서 그 현장과 유물을 함께 전시하는 거대한 박물관이 세워질 날이 곧 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