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제재 완화는 北 ‘비핵화’ 뒤에 이뤄질 것” 文 정부 ‘과속’에 제동 건 美

전직 평양 주재 영국 대사 “김정은 의도 여전히 불투명... 비핵화 진전, 남북 관계 진전에 필적 못해”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7일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한국의 대북(對北) ‘유화 국면’ 조성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이 대북제재 해제 추진 등으로 ‘관계 개선’에만 몰두하는 데 우려를 표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불(韓佛) 정상회담 때 유엔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이 비핵화에 실패할 경우 제재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 문제가 이 순간까지 오게 된 건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 과정의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제재 완화가 비핵화 뒤에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비핵화 유도를 위한 대북제재 완화가 아닌, 제재를 유지함으로써 비핵화를 관철시키겠다는 미측의 포석이다.
 
국제사회는 한국 정부가 탈북민 출신 기자를 방북 취재단에서 배제한 일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국제언론인협회는 우리 통일부가 김명성 <조선일보> 기자의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 불허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 위반”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대북 비핵화 협상에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랜디 헐트그랜 공화단 하원의원과 짐 맥거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16일 공동 명의로 위와 같은 요청이 담긴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두 의원은 “신뢰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한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에 ‘인권 지표’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그 같은 합의의 장기적 성공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문이미지
그래픽=조선DB

미국 주요 언론들이 남북 경협의 일환인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정부는 유엔 결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이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빠르게 진척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이런 한국 정부의 열망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올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논의되고 있지만, (세간에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대한 ‘팡파르’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없이는 진전을 이룰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미국과 한국이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노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미 동맹은 전반적으로 강력하지만, 양국 정부가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 중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 대사는 지난달 9월 29일 <중앙SUNDAY> 칼럼에서 “김정은은 TV를 통해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핵화를 언급한 건 환영할 만하나 문구가 문제다. 미국의 핵우산 철폐도 의미한다는 북한의 오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서다”라고 썼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이는) 미국의 비핵화와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문 대통령이 이런 문구에 서명한 건 미국을 돕기보단 복잡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의 의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했다. 그는 “핵실험장의 입구를 부수고 미사일시험장을 폐기하고 영변 핵시설을 해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건 환영할 만하나 본질과는 한참 먼 조치”라며 “비축해 놓은 핵무기와 이동 발사가 가능한 미사일 말이다. 비핵화 진전은 남북 관계 진전에 필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본문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범 전 연합통신 논설위원·국제국장은 계간 학술지 <본질과 현상> 2018년 가을호에 게재한 ‘평화 신드롬을 보며: 문사(文事)에 무비(武備)를’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비핵화는 미북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북 평화와 통일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 점을 외면하고 평화라는 화사한 말만을 소리치고 북의 종전선언→평화체제의 우선 확립 주창에 동조하며 화해협력에 서둘러 나선다면 뒷날 후환을 아니 남긴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국방개혁의 이름 아래 문재인 정부가 진행 중인 군비감축의 내용도 북한의 엄청난 비대칭 무장력과 가시적 비핵화의 ‘무진전’을 주시하지 않는 일방조치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떨치기 어렵다.
 
공자도 제(齊)나라의 정공(定公)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文의 일을 하는 데는 반드시 武를 갖춰야 한다.” 文事, 즉 평화를 논의하는 데는 반드시 武備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평화주의자들은 나의 이런 말을 듣고 그것은 모두 옛날 전쟁시대에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평화의 가치를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겠다.
 
나라의 평화, 사회적 담론의 평화는 그 자체로서 성립되는 절대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전쟁과 분란이 없는 상태’가 곧 평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평화를 확보하려면 전쟁을 억제하는 수단을 갖춰야 하며, 만일 불가피하게 전쟁을 해야 한다면 확고한 의지와 대비책을 갖고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평화를! 평화를!’ 아무리 힘차게 외치더라도 그것을 지키려는 굳센 의지와 그 의지를 구현하는 물리적 힘을 보유하지 않으면 그 외침은 참으로 공허하다. 주거침입자를 막으려면 철저한 방범 장치를 갖추듯 평화 지킴에는 그럴 의지와 군사적 대비책[武備]을 세워야 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10.17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신승민 ‘A.I. 레이더’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