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9.9절을 앞두고 탈북자를 정치범으로 간주해 처벌 수위를 높였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RFA는 북·중 접경 지역인 함경북도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보위성(국정원 격), 보안성(경찰) 등 사법 당국이 국경을 넘는 비법월경자(탈북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였다”며 “과거에는 탈북자의 생활 여건이나 경제 형편을 고려해 일부 처벌 수위가 경고에 그쳤지만, 지금은 모두 정치범으로 간주해 엄벌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라고 전했다.   

강화된 탈북자 단속 규정에는 불법 휴대전화 소지자와 접경지를 출입하는 외부 주민의 동향을 제때 파악해 신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은 탈북을 방조했던 사법 당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RFA에 “당국은 남북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탈북을 시도하는 것은 정치범으로 처벌받아 마땅한 중죄라고 본다”며 “주민들은 탈북을 방조하고 돈벌이를 해온 보위원과 보안원이 이제 와서 정치범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국경 일대에서는 탈북자 색출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과 4월, 6월의 국경 통제·탈북자 단속에 이어 네 번째 단속 움직임이다.  

한 소식통은 RFA에 “8·15 대사령으로 석방된 탈북자가 수백 명에 달하고 9·9절에도 수백 명이 석방된다고 하는데, 갑자기 탈북자 색출에 나선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탈북 브로커들이 돈벌이를 하는 사법 당국 간부들과 연계해 탈북 작업을 돕고 있기 때문에 당국의 엄벌 경고에도 탈북자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