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거북선 그림이 발견되자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달리 거북선은 2층이 아니라 3층 구조」라고 설명문을 단 신문이 있었습니다. 어떤 신문은 이에 대해 칼럼도 썼더군요. 그러나 해당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면, 3층 구조 거북선은 그림에 애당초 없습니다. 언듯보면 3층 구조 거북선처럼 보이는 그림도 사실은 3층 구조 거북선이 아니라, 그 옆에 별도로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입니다. 즉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2층 구조 거북선인 것입니다. 3층처럼 보이는 거북선은 실제 판옥선과 거북선이 따로 그려져 있습니다. 원근감이 충분하지 않아 두 그림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그림에 보이는 거북선은 모두 네 척이고 가운데 판옥선이 한척 있다.) 물론 우리가 흔히 2층 구조라고 부르는 현재의 거북선 모습도 실제 내부 구조는 3층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즉 노를 젓는 공간과 화포를 쏘는 공간이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분리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림에서 봐도 노를 젓는 구멍이 포를 쏘는 구멍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또한 거북선의 장갑 부분의 문을 열고 실제로 총을 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런 면에서 거북선을 3층 구조라고 하는 것은 맞는 설명 같습니다. (어쨌든 뒤편의 거북선과 앞에 있는 판옥선을 섞어서 거북선의 본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것은 완전히 잘못이다.) 그림을 보면 거북선의 머리도 실제 전투에서 포를 쏘기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 적에게 위압감을 주는 부착물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머리 아래 포를 쏘는 구멍이 나있기 때문에 굳이 거북선 머리에서 포를 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은 다수의 거북선 연구 책에서도 지적되어 있다. 반대로 거북선 머리가 뱀머리처럼 처든 구조만 아니라면 안에서 포나 기타 연막을 충분히 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 그림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각 배의 지휘관이 거북선 위에 수시로 올라서 전황을 파악하고 전투지휘를 할 수 있게 거북선 위에 전투 지휘공간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그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었고, 개인적으로도 거북선에서 어떻게 함대를 지휘했을까하는 궁금증을 한번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은 한참 전투중인 모습(혹은 훈련) 같은데 거북선의 돛대는 뒤쪽으로 접혀 있고 막 돛을 내리는 거북선도 보입니다. 반면 중앙 판옥선의 돛대는 가운데에 있고 돛이 내려와 있습니다. 거북선 머리쪽에 서 있는 돛대는 보조 돛대 같은데 이를 가지고 있는 거북선도 있고 없는 거북선이 있습니다. 이 돛대 끝에는 깃발이 달려 있습니다. 거북선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봐서 거북선은 판옥선을 개조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림을 보니 저렇게 완벽한 장갑을 두른 배와 전투를 해야 했을 일본 수군이 『장님 배』라고 소리지르며 당황해 했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 전투 패배에 대한 핑계 거리가 아닌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