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사진=AP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서명하면서 한국 철강업계는 타격을 입게 됐다. 캐나다, 멕시코는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9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철강에 관세 25%를 부과한 것에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이미 고율 관세를 부과 받고 있기 때문에 25%의 관세를 부과 받으면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유경제주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이기주의라는 틀에 갇혀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더 많은 미국 내 수요자들과 관련 종사자, 무역협정을 맺은 이웃 국가들의 이익은 철저히 무시한 채 자국 철강산업의 영리만을 염두에 둔 편협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번에 부과되는 관세 25%는 기존 반덤핑·상계 관세에 더해지기 때문에 한국 철강업계는 최대 90%에 가까운 관세를 물게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최대 5%에 불과해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 셈이다.
문제는 대미 수출 물량이 많은 강관업체들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전체 수출 70만톤 중 50만톤이 대미 수출 물량이었다. 휴스틸과 넥스틸은 전체 매출 가운데 각각 40%, 90%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등 국내 주요 강관업체들은 지난 8일 서울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에 공동 대응하기로 협의했다. 이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동시에 유럽 지역의 강관수요업체와도 접촉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할 예정”이라며 “관세가 확정됐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