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對北)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내 자국 기업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이행됨에 따라 올해 북한의 수출이 2016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제18조의 ‘합작 금지’ 조항에 따라 북중(北中) 합작 또는 합자 기업들이 이달 초 모두 문을 닫거나 중국으로 철수했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작년 9월 11일 이 결의를 채택하며 유예 기간 ‘120일’을 줬으나 올해 초 그 기간이 끝나면서 중국 상무부가 해당 회사들을 모두 폐쇄했다는 것이다.
연간 2만 대 이상의 트럭을 생산하던 금평자동차합영회사, 평양 국제박람회에 출품된 ‘모란봉 자전거’를 만들었던 평진자전거합영회사, 2009년 국내 수입된 적도 있는 북한산 담배 ‘백산’을 만든 백산담배합영회사 등이 모두 폐쇄·철수 대상에 포함되었다. 북한에 진출한 통신 기업 화웨이(華爲)·중싱(中興)과 항공사 에어 차이나, 화천(華晨)·화타이(華泰)자동차 등도 북한 관련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북제재 여파는 경제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1월호에 실린 북한 경제 동향 관련 지상 좌담에서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대북)제재가 잘 작동해서 (올해) 북한의 수출이 90% 감소한다면 북한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4%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북제재 여파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액이 16억5100만 달러로 2016년(26억3400만 달러)에 비해 37.3% 감소한 것이다. 김 교수는 수출 급감으로 “작년 북한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2% 이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에 따른 유류 공급 제한도 북한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유엔 안보리는 대북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정유제품 공급을 연간 45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90% 가까이 줄이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석탄·광물 수출 길이 막히면서 군부에서 김정은에게 상납하던 달러가 10분의 1로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당 39호실을 통해 벌어들이는 특수 자금 액수도 줄어 김정은의 달러 금고가 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비자금을 거의 소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집권 후 6년여 동안 네 번의 핵실험과 86발의 미사일 발사, 평양 여명 거리와 마식령스키장 건설 등에 막대한 비자금을 썼지만, 외화벌이는 예전만 못해 비자금 관리 담당인 39호실 간부들이 자금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