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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년 전부터 일방적 통보 일삼았다

대우남포공단 시절부터 이유도 원칙도 없이 일방 통보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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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일방적 평창올림픽 공연 취소 통보로 시끄럽다. 북한의 이런 어깃장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돈이 걸려 있는 남북 경제협력사업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월간조선'은 2006년 9월호에 개성공단 실태를 점검하는 기사를 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남북 민간경제협력사업이었던 남포공단에 진출했던 관계자의 당시 증언이다.
    
―대우의 남포공단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1992년 1월에 김우중(金宇中) 회장이 방북해 김일성과 면담이 성사됐어요. 그때 경공업 분야에서의 합작 및 남포 경공업 단지 개발 등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YS 정부 이후 대북정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1995년 재개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죠. 사실 김 회장은 최초의 대북사업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어요. 남포공단에 다녀오고 나면, '북한 근로자들이 너무 말랐는데, 빵을 좀 줘라' '김치를 담가서 나눠주면 안 되겠느냐'고 했어요. 사업보다도 안쓰러움이 더 컸다고 할까요."

―그런데 왜 남포공단에서 철수했습니까.
"정확한 이유는 없어요. 북한에서 어느 날 우리한테 나가달라고 했는데,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하죠. 그즈음 대우사태도 겹쳤고요. 아직도 남포에 우리가 지은 공장이 그대로 있을 텐데, 한번 가보고 싶고 그래요."
  
 ―북측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그냥 나왔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자주 있었나요.
"그 사람들은 우리랑 달라요. 그냥 어느 날, 이견(異見)이 있으니, 좀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요. 그러면 대우 직원들은 짐 싸서 일단 나오는 거예요. 그런 일이 1년에 대여섯 번이죠. 직접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북한은 이유도 없고, 원칙도 없어요. 그냥 하라는 대로 해야 했죠."
  
―그렇게 느닷없이 나오면, 물건이 정상적으로 출하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렇죠. 물건 납품기일을 못 맞춰서 쌓인 재고품이 수두룩했어요. 일단 북한에서 쫓겨나면, 한국에서 팩스를 넣어서 살살 달래는 거예요. '우리 좀 봐줘라. 벌써 몇 달째 공장에 못 들어가고 있다. 오더가 많은데 이러면 어떡하느냐. 우리가 물건을 만들어야 너희 돈을 주지' 이렇게 사정을 해요. 그러면 다시 들어오라고 해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북측 사람들이랑 식사도 하고, 노래도 같이 부르고…. 그래봐야 아무 소용없었어요. 우리뿐만이 아니라, 북한경협사업을 했던 모든 업체가 이런 일을 경험했어요."
 
1992년부터 이유없이 북한에 끌려다녔던 우리가 25년 넘도록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글=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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