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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각고의 유치 노력 끝에 개최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정치 선전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응원단 규모가 230명이라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주인공은 참가 선수 아닌 북한 문화공작원 될 수도
전례를 고려하면, 북한의 ‘문화 공작원’인 응원단이 남하하는 순간부터 분별없는 우리 언론은 ‘북한 미녀 응원단’으로 포장해 앞다퉈 보도할 것이다. 이들이 오는 순간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각국 선수들은 ‘찬밥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국제 스포츠 축전인 올림픽에서 선수 대신 지상 최악의 독재 정권을 선전하는 공작원들이 주목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간 들인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예산이 14조 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국민 1인당 28만 원을 내고 ‘김정은의 위장 평화 쇼’를 구경하는 셈이다. 경제활동인구로만 따지면 '김정은 쇼' 관람권 가격은 50만7600원이 된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속임수'"
미국 정보 당국도 이같이 판단한다. 7일,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정책을 분명히 밝히자, 공간을 찾기 위해 손을 뻗은 것”이라며 “북한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목이 졸리자, 숨 쉴 공기를 찾기 위해 물 위로 나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북한의 과거 역사는 이러한 것(남북 대화)이 속임수라는 것을 말해 준다”며 “그것은 북한 정권의 어떠한 전략적인 변화도 이끌지 못할 것이며, 그들은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핵 능력을 계속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시간 벌이용’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북한 응원단이 내세울 '우리민족끼리'... 남남갈등과 반미감정 조장
북한 응원단은 남한에 머물면서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민족의 일을 자주적으로 결정하자’는 언뜻 듣기에 당연한 말들을 해댈 것이다. 이들이 얘기하는 ‘자주’의 실체는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 등이다. 대한민국 안보의 주축인 한미연합방위체계를 없애려는 교활한 기만술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북한 응원단이 소위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 여기에 부화뇌동해 우리 머리 위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북핵은 잊은 채 “우리는 역시 한민족”이라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이용해 5·24 조치를 해체하고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대규모 대북 지원을 시도하는 정치인들도 등장할 것이다.
‘Fucking USA’ 같은 반미 노래가 광화문광장에 울려퍼질 수도
“북핵은 자위용”이라면서 북핵 제거 차원의 군사 조치를 언급한 미국을 향해 “한반도 평화를 해치지 마라”고 강변하는 자들도 속출할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친구 윤민석씨가 2002년에 작사·작곡한 ‘Fucking USA’와 같은 노래가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질 수도 있다.
‘Fucking USA’는 미국을 “야비한 나라” “더러운 나라” “뻔뻔한 나라” “깡패의 나라” “살인자 나라”라고 하면서 “아직도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인가, 아직도 북한이 죽여야 할 적인가”라고 묻는 ‘반미(反美) 노래’다. 북핵과 관련해서 미국이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을 압박하는 입장을 내놓거나, 군사 움직임을 보이면 우리의 자칭 '깨어 있는 시민'들은 이 노래가 울려퍼지는 광화문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여 앉아 '평화'를 외칠 것이다.
미국 CIA가 경고한 북한 핵 완성 시간... 평창올림픽·패럴림픽 종료 시기와 비슷
이렇듯 ‘남·남 갈등 조장’ ‘반미 감정 고취’란 임무를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2월 9일~3월 18일) 기간, 충실히 수행한 북한 응원단이 돌아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김정은은 미국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끝마쳤다고 선언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CIA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앞으로 3개월이 지나면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주요 도시를 공격할 능력을 갖추게 되므로 그전에 북한 핵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보고한 내용으로는 그렇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올림픽?
김정은이 핵 완성을 선언한 이후, 미국이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우리는 북한과 ▲대북 금품 상납 ▲한미동맹 파기 ▲연방제 통일을 의제로 한 회담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과정을 거친다면,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치르는 ‘마지막 올림픽’이 되는 셈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