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억 "중국 거주 탈북여성, 성유린·인신매매·취업사기 시달려" : 월간조선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과 강동완 동아대 교수가 중국 거주 탈북여성의 생활 실상을 담은 책 《북조선 환향녀》(너나드리, 2017)를 출간했다. 두 저자는 작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 동안 중국 현지에서 탈북여성 100명을 인터뷰해 그들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16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저자인 라 이사장은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여성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대상자 100명 중 77명은 납치나 인신매매, 취업사기 등 비자발적 의사로 중국에 거주하게 됐다"며 "나머지 23명도 빈곤을 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탈북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신매매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여성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고 연고도 없어 중국을 탈출하지도 못하는 데다 불법체류 발각 시 강제 북송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에서 털어놓은 라 이사장의 말을 종합하면 탈북여성들은 다양한 형태의 인권유린을 당한다. 납치나 협박, 구타에다 인신매매와 취업사기 등으로 인한 성유린이 격심하다.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해도 성폭행을 당해 낳은 자녀들이 눈에 밟혀 시도조차 어렵다. 라 이사장은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 보편적 권리도 누리지 못한 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저자가 쓴 책의 본문을 보면 탈북여성들의 생활상은 더욱 참담하다. 18세의 한 여성은 일요일에 친구와 술을 마셨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중국이었고 열한 살이나 많은 중국인 남성에게 팔려갔다. 엄마 손에 이끌려 간신히 국경을 넘은 15세의 한 여성은 중국에서 엄마와 각각 다른 곳으로 팔려 갔고 2년 뒤 아이를 낳았다. 어느 20대 여성의 경우 10번이나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다.

라 이사장은 중국 거주 탈북여성의 인권유린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협조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외교력을 발휘해 중국이 유엔협약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사회에 알려 탈북민들의 강제 북송을 막아야 한다"며 "심리, 의료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며 인신매매 브로커 활동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 이사장은 책 제목 '북조선 환향녀'와 관련 해당 언론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1637년 병자호란 때 조선의 딸들이 청나라로 끌려갔다 몇 년 후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환향녀(還鄕女)'란 이름으로 멸시를 당합니다. 4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북한에서는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여성은 처벌이 두려워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