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사료 값이 38%나 오른 반면에 지난 4월 초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AI(조류 인플루엔자)로 닭고기 소비가 위축되고 미국 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한우 산지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축산 농민들은 집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인당 육류 소비가 1990년에 19.9kg이던 것이 2000년에는 31.9kg, 올해는 약 35kg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의 육류의 소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몇 배 씩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 세계의 축산물 사육장에서는 이 같은 수요 발맞춰서 이익만을 추구하여 농약을 뿌리고 유전자를 조작하여 키운 사료를 먹이고 가축의 병충해를 막기 위해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투여한다. 이러한 공장式 사육장에서 기른 축산물을 먹는 인간은 어떻게 되겠는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가 되거나 최소한의 고기만을 먹는 일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환규(부산大 컴퓨터공학 교수)가 교수신문의 문화비평란에 쓴 ‘肉食의 무자비성’ 이라는 제목의 글 가운데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육식문화는 잔인하다. 잔인함은 단순히 인식론적인 문제라고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육식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을 자주 먹는 인간에도 비효율적이고, 전 지구적 관점으로도 비효율적이다. 한 덩어리의 고기를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물과 곡식이 들어가야 한다. 또한 엄청난 수의 소가 뿜어대는 트림과 방귀 속의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 축산분뇨 처리의 어려움은 말할 나위도 없다.

육류는 생산과정에서의 문제만 아니라, 저장고 운반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조선 초기 어떤 선교사의 관찰에 의하면 조선인들이 잡은 가축을 이웃과 ‘사이좋게’ 나눠 먹는 풍습은 고기를 훈제 햄이나 베이컨과 같이 오랫동안 갈무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에 따른 자연스런 귀결이라고 했다.

이런 구조 기능적 문화 분석에는 항상 뒷북치는 감도 없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육류는 그 저장과 운반에 있어서 어떤 식량보다도 불편하고 번거롭다, 콩, 사과, 돼지고기를 각각 자루에 넣어 뒷방에 한 달만 둬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육식과 채식을 동시에 할 수 있지만, 고기를 그렇게 저장해두고 탐욕스럽게 먹어대도 멀쩡하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된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은 육류 소비량과 성인병 증가율의 일치가  잘 보여주고 있다. ALF나 PETA(동물을 윤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이 극단적인 동물보호주의자들에게까지 동조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과 같이 무자비하고 탐욕스런 육식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

1kg의 콩을 수확하는 데에는 2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쌀 1kg을 수확하는 데에는 그보다 적은 1900리터의 물이 있어야 한다. 닭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에는 3500리터가,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에는 10만 리터라는 어마어마한 量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 목축협회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소로부터 1kg의 고기를 얻는데 4.5kg의 곡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농무부의 경제 연구소는 같은 결과를 얻는데 16kg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3분의 1에서 거의 절반가량이 사람이 먹을 가축을 살찌게 하기 위해 사료로 쓰인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에서는 농지의 56%가 고스란히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영국에서는 농지의 70%가 가축의 사료를 재배하는데 쓰인다.
유럽에서 식용으로 쓰일 가축 모두에게 먹일 풀과 곡물을 재배하려면 유럽 연합 전체 면적의 일곱 배에 해당하는 토지가 필요하다.

가축에게 먹일 풀과 옥수수, 곡물을 생산하기위해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의 드넓던 처녀림이 매년 새로이 목초지로 개발된다.  여기서 생산된 풀과 곡물 대부분은 유럽과 일본으로 수출되어 그 나라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사료로 쓰인다.

지구의 한쪽에서는 기근으로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한 덩이의 고기를 얻기 위해 인간이 먹을 곡물을 소나 돼지에게 먹이고 있다. 이렇게 인간이 먹고 써야할 곡물과 물이 육류의 생산을 위해 엄청나게 낭비가 되고 있다. 인간이 육식에 치중하다보면 물 부족과 산림의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의 생태가 파괴되고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부추겨 결국 지구상에서 생명의 종말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이자 침팬지의 代母, UN 평화의 메신저인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는 그의 저서 ‘희망의 밥상’에서 비만이나 당뇨, 심장 질환 같은 만성적인 질환에서부터 에이즈, 조류 독감 같은 전염성 질병까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들이 농약과 항생제, 호르몬 등 각종 화학 물질이 범벅이 된 농축산물과 해산물 등 잘 못된 음식물을 먹기 때문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