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취임 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접견한 데 이어 손 회장까지 글로벌 AI 큰손들을 잇따라 만난 셈이다.

손 회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AI 발전의 다음 단계로 ‘ASI(초인공지능)’를 제시했다. 그는 “논쟁의 초점은 AGI(범용 인공지능)가 언제 오느냐가 아니라 ASI가 언제 도달하느냐”라며 “ASI는 인류가 맞닥뜨릴 다음 기술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AGI와 ASI의 차이는 ‘인간과 금붕어의 수준’에 비유했다. 손 회장은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강력한 두뇌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10배, 100배 차이는 비교의 여지가 있지만 1만 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금붕어가 미적분을 못하는 것은 단순한 훈련의 문제가 아니라 뇌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인간 사이에도 이와 비슷한 격차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에 대해서도 손 회장은 선을 그었다. 그는 “GPT-5.1만 해도 박사 수준의 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AI와 인간 능력이 뒤섞인 과도기가 있을 뿐, ASI 도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본 사회’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AI의 위험은 최소화하고 효용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상·하수도 같은 기초 인프라처럼 모든 국민과 기업이 AI를 활용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AI G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동행한 르네 하스 ARM CEO와 논의할 ‘ARM 스쿨’ 구상이 AI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의 통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이 “ASI가 인간의 창작 활동까지 넘볼 수준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손 회장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인간이 반려동물을 해치지 않듯, 고도화한 AI가 인간을 위협할 존재로 볼 필요는 없다”며 “공존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