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 전 세계 의학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혈당이 급상승하면 인슐린 분비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이 인슐린은 남은 에너지를 지방 형태로 저장한다. 반복될 경우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식사 순서 조절

2025년 12월 4일 자 《세계일보》가 소개한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 식사법을 살펴보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로 먼저 위를 채우면 탄수화물의 흡수가 늦어지고, 이어 단백질을 섭취하면 위배출 속도까지 늦춰 혈당 상승이 한층 완만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효과 대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전략”이라며 일상생활에서 가장 손쉬운 혈당 관리법으로 꼽는다. 

이 신문은 또 ‘아침 공복에 정제 탄수화물을 먼저 먹으면 혈당이 가장 빠르게 치솟기 때문에 아침 식사의 구성과 순서가 특히 중요하다’며 공복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와함께 ‘녹색 채소·방울토마토·사과 같은 낮은 저혈당 식품을 먼저 먹고, 삶은 달걀 등 단백질을 곁들이면 혈당 안정 효과와 포만감이 높아진다’고 했다.

일본 의료계도 식사 순서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혈당 관리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도쿄 신코다이라 클리닉(新小平クリニック)이 지난달 8일 자체 의료 사이트에 게재한 '당뇨병의 식사요법·운동요법 가이드'에 따르면, 혈당 스파이크(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를 막기 위한 생활습관으로 특정 식사 순서를 권장했다.

클리닉은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로 식사하면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며 "실제로 식후 혈당이 평균 20~30mg/dL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채소를 먼저 섭취해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당 흡수를 늦추고, 이어 단백질(고기·생선 등)을 먹은 뒤 마지막에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지난 2월 6일 카지야마 내과 클리닉(梶山内科クリニック) 블로그에서도 같은 '식사 순서 요법'을 소개했다. 카지야마 클리닉은 "채소를 먼저, 다음으로 주요리(고기·생선 등의 단백질), 마지막으로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식후 혈당치와 인슐린 수치의 급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 후 5분 걷기가 혈당 낮춰

혈당 스파이크와 관련한 다른 연구를 살펴보자. 지난 6월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은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 반응이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슐린 저항성, 베타세포 기능 등 개인의 대사 프로파일에 따라 동일한 음식도 혈당 스파이크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모두에게 동일한 식사지침을 적용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낳았다.

운동의 영향도 뚜렷하다. UCLA Health가 2024년 3월 발표한 ‘Ask the Doctors’ 칼럼은 식사 후 단 5분의 걷기만으로 혈당 상승 폭이 확연히 낮아진다고 소개한다. 특히 식후 60~90분 사이의 움직임은 혈당 변동성을 완만하게 조정해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참여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향한 과도한 기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타마르 하스펠은 2025년 9월 15일자 칼럼에서 “CGM은 당뇨 환자에게는 유용하지만, 일반인의 체중 관리·식단 조절 효과는 과대평가돼 있다”고 꼬집었다. 여러 연구에서도 CGM 기반 맞춤식단이 지중해식이나 저지방 식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침 굶기 혈당 높여

아침식사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영국과 호주에 기반을 둔 글로벌 의료·생명과학 전문 매체(www.news-medical.net)는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메타분석을 인용해 아침 결식이 대사증후군 위험을 1.10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고혈당·복부비만·고혈압·고지혈증 등 핵심 구성 요소가 일관되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균형 잡힌 아침식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확실한 대사질환 예방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최신 연구들은 식사 순서 조절 → 식사 후 가벼운 걷기 → 규칙적 아침식사라는 단순한 생활습관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은 다시 한번 평범한 일상의 중요성을 확인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