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이 또 사고를 쳤다. 그는 21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23년 5월 1000억원대 코인 투자 및 60억원대 코인 보유로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2년만에 대통령실로 복귀해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로 돌아온 그는 최근 민주당 중진 의원의 인사청탁을 받으면서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해 "현지 누나(김현지 부속실장),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이라는 말을 썼다. 김 실장은 4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누나-동생 하는 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코인도, '형-누나' 논란도 민심을 묘하게, 그리고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특검이니 사법개혁보다 더 국민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다. 코인 사태 당시 민주당 한 원로정치인은 "국민정서법 위반"이라고 했다. 코인 논란은 코인이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이어 현역 의원의 코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3040 직장인들로부터 격한 비난을 받았다. 

이번에도 대통령 측근들의 인사 전횡이 논란이 되고 있다. 청탁한 사람보다 청탁을 받고 자신의 힘을 과시한 김 전 비서관이 논란의 핵심이다. 

김 전 비서관은 광주 출신의 1982년생 중앙대 출신 변호사다. 민주당 텃밭에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고, 이 대통령의 중앙대 후배로 대선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맡는 등 측근으로 불렸다. 이재명 체제 민주당에서는 여러 모로 주목받는 친명 성골 수준의 정치인이었다. 코인 사태로 탈당까지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실 참모가 됐다. 몇 달 후에는 홍보수석실 소속에서 비서실장 직속으로 소속도 바뀌었다. 

이번 논란으로 김 전 비서관이 사표를 내면서 대통령실은 꼬리자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이 이대로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가 얼마나 일을 잘 하고 정부여당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부든 공공기관이든 곧 어디선가 그의 이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