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인도 간 항로를 1만km 단축한 수에즈 운하가 17일 개통 156주년을 맞았다.

이 운하는 프랑스 기술자 페르디낭 마리 드 레셉이 1859년 4월 착공해 10년 만인 1869년 11월 17일 개통했다. 길이 164km, 깊이 8m 규모였다. 강제노동이 이뤄졌고 이집트인 수천명이 영양실조, 과로, 전염병 등으로 사망했다. 

건설 비용도 예상보다 2배로 늘어 이집트 정부가 재정 위기에 몰렸다. 1875년 이집트가 재정 파탄 상태에 들어가자 영국이 로스차일드 자금으로 운하 지분 44%를 매입했다.

수에즈 운하로 런던-뭄바이 항로는 약 1만km, 런던-싱가포르 항로는 약 9500km 단축됐다.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범선 항해는 3개월이 걸렸지만 운하를 이용하는 증기선은 3주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국은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식민지 통치가 수월해졌다. 준공 후 수년 내에 운하를 사용한 배 중 4분의 3이 영국 선박이었다.

1956년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이 국유화를 선언하자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침공했지만 미국·소련이 개입해 이집트는 운하를 되찾았다.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발트 함대가 영국으로부터 수에즈 운하 통행을 거절당해 아프리카를 돌아 일본으로 가면서 해전에서 참패했다.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경영과 군사 전략의 핵심 통로 역할을 했다. 1955년에는 유럽 석유의 3분의 2가 이 운하를 통과했다.

현재는 길이 193.30km, 깊이 24m, 폭 205m다. 2021년 한해 2만600여 척이 통과했다. 하루 평균 56척이 통과한다. 세계 해상 무역량의 7.5%가 이 운하를 통해 이동한다. 2021년 수익은 63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8월 35km 구간을 확장해 하루 통행량을 2배로 늘렸다. 2023년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통행량이 60% 이상 감소했다. 2024년 4분기 수입은 전년 동기 24억 달러에서 8억8090만 달러로 격감했다. 이집트는 통행료 할인 정책으로 선박 유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