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루스의 작품 '서울 2025'

 프랑스 설치 사진작가 조르주 루스(Georges Rousse·78)가 27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는다.
공근혜갤러리는 오는 11월 21일(금)부터 12월 13일(토)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본관에서 조르주 루스의 개인전 《서울, 기억의 단면》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8년 한국에 처음 그의 작품을 소개했던 공근혜 갤러리와의 인연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루스는 1990년대 후반 서울 청계천 황학동 재개발 현장을 배경으로 작업한 〈서울, 1998〉 시리즈를 통해 급격히 변모하던 도시의 풍경을 기록했다. 당시 현장을 배경으로 그린 붉은 원(赤圓)은 '사라질 공간에 바치는 인사이자 빛의 상징'이라고 그는 회고했다.

“1998년 처음 서울을 방문해 철거를 앞둔 양옥집 외벽에 붉은 원을 그렸습니다. 그 붉은색은 사진에 필요한 태양빛을 상징했죠.”

 27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그는, “고층빌딩과 아파트로 변한 청계천 앞에서 과거의 폐허를 떠올렸다”며 “이번엔 또 다른 서울을 담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에는 〈서울, 1998〉 2점과 새로 구상한 수채화 드로잉 신작, 그리고 지난 9월 성곡미술관 30주년 기념전에서 선보인 〈서울, 2025〉 설치 프로젝트의 사진작이 함께 공개된다. 이 외에도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제작된 사진 6점과 드로잉 17점이 전시된다.

 공근혜갤러리 측은 “루스의 서울 작업은 도시의 기억과 시간을 예술로 기록한 시각적 사료”라며 “노장의 예술혼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스는 1981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왔다.
그의 작품은 워싱턴 허쉬혼 미술관, 파리 그랑팔레, 중국 국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1988년 국제사진센터(ICP)상을 받고, 2008년 벨기에 왕립 아카데미 준회원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