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서울시장 때리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예비후보들이 오세훈 시장을 향한 공격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이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오 시장의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및 초고층빌딩 계획안을 비판하고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오 시장은 "개발사업을 정치 이슈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현희 최고위원, 박홍근 의원, 서영교 의원, 박주민 의원, 김영배 의원 등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힌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오 시장을 향해 사안과 관계없는 일들을 동원해 원색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에선 김건희가 안방마냥 들락날락하더니 이제는 오 시장이 코앞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한다"고 재개발 사안과 관련이 없는 윤석열-김건희를 언급했다. 박홍근 의원은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박주민 의원도 "개발이 아니라 훼손"이라고 반발했다. 서영교 의원은 "김건희가 종묘와 황실을 짓밟고 훼손했는데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도 더 이상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일제히 오 시장 공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권향엽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 시장 1기 시절의 전시행정 실패에서 교훈을 얻기는커녕, 그때의 잘못을 답습하려는 행태가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가 나날이 드높아지고 있는 지금, 서울시는 국제사회와 약속을 저버리고 국제기구의 권고마저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종묘를 방문해 "서울시 이야기대로 종묘 바로 코앞에 고층건물이 들어선다면 종묘의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결과가 되는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종묘 인근 개발 문제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또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빌딩 수립 계획에 대해 "이번 문제를 적절히 다룰 법과 제도 보완 착수를 지시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여권의 종묘앞 개발 논란 제기에 10일 페이스북에서 반박하며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분이 종묘를 찾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 "종묘를 가로막는 고층빌딩숲이라는 주장 또한 왜곡된 정치 프레임"이라며 "녹지 축 양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해 종묘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