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통서학회(회장 김용신)가 주최하는 제2회 회원전이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66길 산정빌딩에서 열린다. ‘정통서예의 연구와 확장’을 기치로 내건 이번 전시는 한국 서예계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필력 중심의 정통서예 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자리다.

김용신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정통서학회는 필력을 강조하는 정통서예의 연구와 확장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이번 회원전은 그 결실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우리 회원들은 전국 규모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미 초대작가로 활동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운필(運筆)의 힘이 생명력”

김 회장은 “오늘날 동양 서예가 형식적 미(美)에 치우쳐 필력의 본질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서예의 핵심은 필력에 있으며, 이는 온몸의 힘이 붓끝에 모이게 하는 운필(運筆)의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붓을 종이와 수직이 되게 하는 직필(直筆), 붓털을 결대로 움직이게 하는 중봉(中鋒)의 원리를 익혀야만 글씨가 입체적 생동감을 얻게 된다”며 “이러한 기본기가 곧 서예의 생명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회원 20명의 작품 30여점이 출품됐다. 전통 한문 서예부터 현대 감각을 가미한 창작 서체까지, 다양한 서풍과 필법을 아우르며 각자의 개성과 필력을 드러낸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필력의 복원’을 서예의 본질로 삼고, 고대 명필들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작품 속에 담았다.

김용신 회장은 “정통서예의 기본법을 익힌 후에는 지난 2000년 동안 형성된 다양한 서풍의 철학과 미학을 공부해야 한다”며 “그 위에서야 비로소 자신만의 창조적 서풍을 창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술은 창조’라는 이름 아래 무분별한 실험을 하는 것은 진정한 창조가 아니다”며 “근본 위에 세워진 창조만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신 회장(왼쪽)과 김영동 상임부회장.

“정통서예의 맥을 잇는 학회로”

이날 행사에는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이석호 대한민국서화예술대전 심사위원 등이 참석해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서예는 전통문화의 뿌리이자 정신의 예술로, 정통서학회의 노력이 한국 서예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동 상임부회장은 “우리 회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생동감과 필력을 갖춘 창조적 서풍이 작품으로 완성되고 있다”며 “향후 ‘세계정통서학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 세계 회원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회원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2021년 창립된 세계정통서학회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통 필법과 이론 연구에 매진하며 전국 서예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학회는 필력 중심의 서예 교육, 서체사 연구, 회원 대상의 정기 세미나와 워크숍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김 회장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연구와 실습을 거듭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전국 공모전에서 정통서예의 저력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2회 회원전은 학회의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이자, 정통서예 부흥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김용신 회장은 “회원들의 성장이 곧 정통서예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참여해 서예 본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객들은 현장에서 김용신 회장과 주요 작가들의 작품 설명과 시연도 함께 볼 수 있다.

회원들의 주요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