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민희 과방위원장 향한 여당 내부의 쓴소리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의 한 원로 정치인을 만났다. 매일 신문 10여종과 각 방송국의 뉴스를 챙겨본다는 그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행태와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수십년간 정치를 했지만 이렇게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이 한 목소리로 한 사람을 비판하는 사례는 드물다. 분명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문제점을 못느낀다면 대통령이든 민주당이든 나서서 자제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안타깝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은 2025 국정감사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최민희 의원의 과방위 내 행태와 MBC 국감 논란, 자녀 결혼식 논란, 부동산대책과 관련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실언 등으로 민심에서 스스로 멀어지는 모양새다.

최 의원은 MBC 국감에서 보도가 편파적이라며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켰다. 이상경 국토부 차관의 "부동산은 값 떨어지면 사면 된다"는 발언과 민주당 복기왕 의원의 "15억은 서민아파트" 발언 역시 민심을 크게 건드린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국회는 다수당의 '숫자로 밀어붙이기' 현장이 됐다. 법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국회의 전통인 합의가 아닌 표결이 일상화됐다. 본회의 표결은 말할 것도 없다. 국감 역시 힘의 논리로 무난히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국감은 전통적으로 '야당의 운동장'으로. 야당이 정부여당의 실정을 지적하고 국민앞에 밝히는 자리가 돼 왔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공격을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자충수를 두면서 민심은 더욱 정치와 멀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민희 의원이 MBC 국감에서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데 대해 박지원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과유불급"이라고 했고,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3일 "원내 지도부도, 당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조만간 원내대표의 의견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민주당이 자정능력을 가진 당인지 국민이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