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을 취소했다고 22일(현지시간) 직접 밝혔다. 이날 미국은 러시아 석유회사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관련 협상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려은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블라디미르(푸틴)와 이야기할 때마다 대화는 항상 잘 흘러간다. 하지만 결국 아무 진전도 없다. 전혀 진전이 없다”며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선 "제재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밝혔다.

푸틴과의 회담은 취소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긴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때 방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수석과 만남에 대해 "우리는 함께 우리의 많은 문제와 의문, 막대한 자산들을 해결할 수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뭔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우리(자신과 시 주석)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회동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이 크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날 러시아의 최대 석유회사들을 겨냥한 대규모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이 내린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 2기 들어 첫 대러 제재이며,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뿐 아니라, 이들의 자회사 약 30여 곳을 대상으로 한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과의 거래는 미국 내에서 전면 차단된다. 제재 대상 기업이 미국 내에 보유한 자산도 동결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금은 살상을 멈추고 즉각적인 휴전에 나서야 할 때”라며 “필요하다면 추가 제재도 단행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