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딸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음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증거 부족과 측근들의 부인으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의 음악 전기 작가 레슬리앤 존스가 지난 9월 출간한 《Love, Freddie: Freddie Mercury's Secret Life and Love》는 머큐리의 숨겨진 삶을 다룬다. 이 책의 핵심은 ‘B’라고만 알려진 48세 여성의 증언이다.

‘B’는 1976년 머큐리와 친한 친구의 아내 사이에서 우연히 임신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프레디 머큐리는 나의 아버지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의 생애 마지막 15년 동안 매우 친밀하고 사랑스러운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머큐리가 사망하기 전 딸에게 준 17권의 개인 일기장이 이 책의 핵심 자료다. 이 일기장은 머큐리가 1976년 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약 555,000단어로 그의 특별한 삶을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 일기는 1991년 7월 31일, 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작성되었다.

"상상할 수 없다"… 측근들의 강력한 부인

하지만 머큐리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이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평생의 친구이자 전 약혼녀인 메리 오스틴은 《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프레디는 영광스러운 개방성을 가진 사람이었고, 나는 그가 그런 기쁜 일을 나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비밀로 하고 싶어했거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그런 비밀의 수호자가 아니다. 나는 어떤 아이에 대해서도, 어떤 일기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아내인 여배우 아니타 돕슨도 《Daily Mirror》에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와 그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퀸의 생존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는 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 검증 불가능한 증거

존스는 처음 3년 전 ‘B’가 자신에게 접근했을 때 회의적이었다고 인정했다. "내 직감은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이었지만, 나는 그녀가 환상가가 아니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아무도 이 모든 것을 위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증거의 검증이다. 존스는 "필요한 검증이 이루어졌고 법률팀이 관여했지만, 그러한 조치는 개인적이며 공개적으로 공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기장의 필체나 페이지가 공개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독립적인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책 출간과 함께 2025년 9월 6일 Channel 5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Freddie Mercury: A Secret Daughter?〉는 IMDb에서 5.2점이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일부 리뷰어는 "절대적인 쓰레기", "증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출판사와 저자가 거짓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빠른 돈벌이를 위한 홍보 영화"라고 혹평했다.

일부는 AI로 일기장이 위조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존스는 X(구 트위터)에 프레디 머큐리의 일기가 ‘AI로 위조되었다’거나 그의 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기다리고 보라! 그 자신의 말로 전해지는 그의 진실한 이야기는 놀랍다’고 적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사생활과 관련한 방송 기사. 사진=유튜브 캡처

레슬리앤 존스는 누구?

레슬리앤 존스는 영국의 작가, 저널리스트, 방송인으로 플릿 스트리트(영국 언론의 중심지)에서 20년 이상 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그녀는 퀸과 함께 투어를 다녔고 밴드의 생존 멤버들과 독보적인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번 책은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그녀의 여러 전기 중 가장 최신작으로, 이전에도 《Mercury: An Intimate Biography'와 'Bohemian Rhapsody: The Definitive Biography of Freddie Mercury》등을 집필한 바 있다.

책 출간 후 두 달이 지났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공개되지 않아 여전히 찬반양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다만 ‘B’가 명성이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일부 신빙성을 더한다는 의견도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레거시는 사후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메리 오스틴의 새 책 출간 예정

한편, 프레디 머큐리의 평생 친구이자 전 약혼녀인 메리 오스틴이 프레디의 미공개 창작 아카이브를 담은 새 책 《A Life in Lyrics》를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은 2026년 9월 1일, 그의 80번째 생일 주간에 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책에는 'Bohemian Rhapsody'와 'Don't Stop Me Now'의 대체 가사와 버려진 구절들, 그리고 녹음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곡들을 포함한 미공개 자료들이 수록됩니다. 메리는 2023년에 30년 넘게 집에 보관되어 있던 프레디의 개인 문서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레디의 여동생 카슈미라의 유품 구매

메리 오스틴이 2023년 소더비 경매에서 프레디의 소장품들을 판매한 후, 올해 초 프레디의 여동생 카슈미라가 프레디의 귀중한 소장품 일부를 가족 컬렉션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약 300만 파운드를 지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처럼 프레디 머큐리의 레거시는 사후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존 디콘은 프레디 머큐리 사후 은둔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존 디콘, 28년 만의 공개 활동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멤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2025년을 보내고 있다. 은둔 생활을 이어온 존 디콘은 30년 만에 깜짝 등장했고,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7년 공식적으로 밴드를 떠난 후 수십 년간 익명으로 살아온 존 디콘이 올해 7월 깜짝 등장했다.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와 함께 퀸의 1975년 앨범 'A Night At The Opera'에 서명한 것이다.

Mercury Phoenix Trust는 이 서명이 "100% 진품"이며 "최근 2주 이내"에 서명되었다고 확인했다. 이 앨범은 9월 6일 몽트뢰에서 열린 프레디 머큐리 생일 파티에서 자선 경매에 부쳐졌으며, 수익금은 HIV/AIDS 인식 제고를 위해 사용되었다.

현재 디콘은 런던의 자택과 카나리아 제도를 오가며 가족들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브라이언 메이는 최근 《Rolling Stone》과의 인터뷰에서 디콘이 자신이나 로저 테일러와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 둘 다 이것이 꽤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원하지 않고 우리는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메이는 말했다.

그러나 디콘은 여전히 퀸의 사업 결정에 관여하고 있으며, 매니지먼트나 회계사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메이는 2024년 Mojo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창의적으로 하고 있는 일에 그가 만족한다는 메시지를 받지만, 그는 창의적으로 관여하는 스트레스를 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로저 테일러(왼쪽)와 브라이언 메이. 사진=유튜브 캡처

로저 테일러, 음악계 노벨상 수상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는 스웨덴 칼 구스타프 국왕으로부터 2025 폴라 뮤직 상을 수상했다.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스톡홀름의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들의 전체 커리어를 인정하며 수여되었다.

올해 9월 13일에는 브라이언 메이와 함께 BBC 프롬스 마지막 공연에 출연했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함께 "Bohemian Rhapsody"의 새로운 오케스트라 편곡을 연주하며 이 곡의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사업 활동도 활발하다. 2023년 11월에는 아내 사리나 테일러, 아담 램버트와 함께 캘리포니아 웨스트 할리우드에 The Wild라는 바를 오픈했다. 또한 프로 드러머인 아들 루퍼스 테일러가 콘월의 헬포드 강변에 있는 역사적인 펍 The Shipwrights Arms를 인수하는 데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76세가 된 로저 테일러는 퀸의 새로운 음악 발매 가능성도 시사했다. 퀸은 1995년 〈Made In Heaven〉 앨범 이후 약 30년간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을 내지 않았지만, 아담 램버트와 함께 새로운 작업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메이, 뇌졸중 극복하고 무대 복귀

77세의 브라이언 메이는 작년 뇌졸중을 겪은 후(당시 왼팔을 전혀 제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무대에 극적으로 복귀했다. 2025년 4월 11일, 코첼라 무대에서 벤슨 분과 함께 "Bohemian Rhapsody"를 연주하며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로저 테일러와 함께 폴라 뮤직 상을 수상하고, BBC 프롬스 무대에서 "Bohemian Rhapsody" 50주년을 기념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새로운 음악 작업에 대한 의지도 여전하다.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과 로저 테일러가 끊임없이 스튜디오에서 작곡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MOJO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퀸 곡을 쓸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가능할 것 같다"고 답하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