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에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당과 대통령실간 엇박자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의 핵심 참모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속도전'을 지적하고 나섰다.

강 실장은 지난 4일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 대통령이 바라는 개혁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강 실장은 "이 대통령의 생각은 불편해하는 사람도 살살 설득해서 수술대위에 오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혁이 그렇게 돼야 저항도 줄고, 저항이 줄어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의 '속도전'은 대통령의 뜻과 다르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강 실장은 “여당이라서 (진행)하려고 했던 숱한 과제가 안 된 것을 보면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상호 수석도 비슷한 뜻을 더 직접적으로 전했다. 그는 지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의 입장이나 취지에 동의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에서 차이가 난다”며 “이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면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당과 대통령실이 협력해 개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 수석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접근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시끄럽지 않게 개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의 핵심 참모인 강 실장과 우 수석이 언론을 통해 여당의 개혁 속도를 지적하고 나선 것은 대통령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측의 발언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기하자 조희대의 난, 잊지 말자 사법개혁”이라고 적었다. 강 실장고 우 수석의 발언이 알려진 후 쓴 것으로, 개혁 속도전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우 수석을 향해 “‘당이 왜 이래’라는 말은 카톡방에서나 하라’”고 비판했다. 당정대간 이견이 노출되면 개혁은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