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17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방통위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 개편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재석 177명 중 찬성 176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진행했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방통위 위원은 5명이었지만 방미통위는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7명으로 확대된다. 방통위가 해체되면서 이에 따라 내년 8월까지 임기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자동 면직된다. 방미통위법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공식적으로 해임하기 위해 밀어붙인 법으로 인식되는 상태다. 

지난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데 이어 방미통위까지 신설되면서 이재명정부는 이전 정부와 상당히 다른 권력구도를 갖게 됐다. 검찰청은 폐지되면서 수사와 공소 기능이 분산되고, 기획재정부도 명칭이 변경되고 기존의 기능도 분산되면서 힘이 빠졌다. 이들의 인사 문제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사회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마련한 원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해체될 예정이었던 금융위원회가 살아남은 점은 주목할만하다.  당정은 애초 금융위를 해체하고 정책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감독기능은 신설 금융감독위원회로 분리하는 등 금융조직 개편안을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시켰지만, 지난 25일 금융조직 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그 배경에는 금융위의 강력한 내부 반발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권이 있는 기존 정부조직 조직 대부분이 흔들리는 가운데 금융위의 생존법에 관심이 쏠린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