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개관 30주년을 맞은 수원 선경도서관에 25억 원을 기부하며 새단장을 지원한다. 1995년 SK가 25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도서관은 이번 지원을 계기로 시설 개보수와 프로그램 강화를 거쳐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수원시와 인연이 깊다. 고(故) 최종건 SK 창업회장과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수원시 평동 출신으로, 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역시 수원에서 시작됐다.

선경도서관은 형 최종건 창업회장의 애향 정신을 기리기 위해 최종현 선대회장이 1995년 직접 설립한 곳으로, 부지 매입부터 건립, 장비·장서 확충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1989년 SK(당시 선경)는 법원과 경찰청이 사용하던 팔달산 자락 부지를 매입해 1991년부터 직접 건립에 나섰고, 총 250억 원 규모의 도서관을 수원시에 기부채납했다.

당시 인구 75만 명의 대도시였던 수원은 공공도서관이 두 곳뿐이라 시민들의 불편이 컸으나, 선경도서관 개관 이후 ‘지식의 샘’으로 자리매김하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김병수 수원시 도서관 사업소장 ▲이명옥 선경도서관장 ▲한정규 사단법인화성연구회장 ▲황미숙 문명역사연구소 소장 ▲고영자 수원시민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 등이 참석했다.

이명옥 선경도서관장은 “(선경도서관은) 전국에서 전산화 작업을 시작한 최초의 도서관”이라며 “후원을 해 주신 SK그룹에 감사함을 전한다. 최선을 다해 선경도서관을 전국의 대표 문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고기정 기자

‘도서관 건립과 관련하여 최 선대회장과 연관된 일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저는 막내직원이었기 때문에 얼굴을 직접 뵙지는 못했다”면서도 “선배들께 들은 일화는 있다. 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많으셔서 출근 전 새벽, 자주 현장을 찾으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선경도서관은 이번 SK의 추가 기부를 통해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최종현 선대회장은 생전에도 교육·문화 발전에 남다른 관심을 쏟았다. 서울대·충남대·한양대 등에 총 430억 원 규모의 기부를 이어가며 배움에 뜻이 있는 인재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눔을 실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선경도서관은 30년 동안 수원 시민에게 사랑받아온 SK와 수원 동행의 상징”이라며 “이번 후원을 계기로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지식‧문화의 터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