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의 고전 ‘오늘밤’이 3인조 인디 밴드 아월(OurR)에 의해 펑키하면서도 몽환적인 록 사운드로 변신했다. 

40년 전인 1986년 4월, 17세 김완선이 발표한 정규 1집 음반 <지난 이야기/오늘밤>은 겉으로는 댄스 퍼포먼스의 분출이지만, 앨범에 담긴 폭발력은 단연 음악 그 자체였다. 록, 발라드, 댄스 장르가 혼재한 수록곡들은 당대 사람들에게 당장 비범한 앨범임을 각인시켜 주었다.

타이틀곡이자 그녀를 세상에 알린 첫 히트곡 ‘오늘밤’은 단순히 노래의 히트를 넘어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라는 가사가 유행했을 정도로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17세 김완선이 발표한 정규 1집 음반 <지난 이야기/오늘밤>(1986)

임희윤 음악평론가에 따르면 ‘오늘밤’은 분당 박자 수 150을 상회하는 긴박감 넘치는 전자 비트, 단조의 비감 어린 멜로디, 김완선의 관능적인 음색이 결합해 그 시대 댄스 음악에서 찾기 힘든 압도적 오라를 만들어 냈다.

‘오늘밤’이 외피는 신스팝, 댄스 팝이었지만 심장은 하드 록이었던 이유는 ‘한국의 비틀스’ 산울림 김창훈이 곡을 만들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또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베이스를 맡은 박강호가 편곡을 맡았다.

밴드 OurR(아월). 3인조 인조 인디 밴드 아월은 ‘우리의 시간(our hour)’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들의 음악은 마치 꿈속을 걷듯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밴드 OurR(아월)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2018년 데뷔한 이 밴드가 여기 재해석해 선보이는 ‘오늘밤’은 베이스기타의 리프로 시작한다. 드럼, 기타까지 합세해 출렁이는 펑크와 댄스펑크(dance-punk)의 조합으로 리듬 무더기를 뱉어낸다. 다만, 분당 박자 수는 원곡보다 20 정도는 낮춤으로써 질주감을 그루브감(感)으로 치환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홍다혜의 보컬이 중반부까지 김완선에 가까운 벨벳의 질감으로 귀를 잡아끈다. 그러나 그의 허스키한 음성은 늘 그렇듯 미세균열의 텐션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결국 후반부 브레이크다운(breakdown) 파트의 비장한 슬로 템포와 함께 슬픔의 휘장을 찢고 분열해 잠시나마 분출한다. 

임희윤 평론가는 또 "‘오늘밤’은 ‘무서워요’를 반복하지만 여기서 무서움이란,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자 비탄과 고독으로의 자유낙하에 관한 것"이라며 "OurR의 리메이크는 ‘오늘밤’이 내포한 두 가지의 정서적 층위, 즉 춤의 흥과 고독의 애상을 인수 분해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제 1986년 ‘오늘밤’과 40년 지난 2015년 ‘오늘밤’을 비교하며 들어보자. 섹시한 비음과 뇌쇄적인 분위기 대신 강력한 펑키한 록 사운드의 허스키 보이스를 느껴보자.

OurR ‘오늘밤’ 리메이크는 산울림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