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이 정치적 문제로 학우들을 감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BBC 방송은 영국 소재 싱크탱크인 ‘UK-차이나 트랜스페런시(UKCT)’가 중국학 관련 학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부 교수들은 중국 정부 측 인사로부터 “중국에 민감한 주제를 강의에서 다루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학생들에겐 동료를 감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민감한 주제’는 정치뿐 만 아니라, 인문학과 과학·기술 전반까지 포함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장위구르 문제, 코로나19 기원, 중국 기술 기업의 성장 등이 언급됐다.

해당 주제를 연구한 몇몇 학자들은 중국 비자를 거부당하거나, 중국 내 가족들이 보복성 괴롭힘이나 위협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중국 유학생들은 자신들이 중국 당국자로부터 “같은 반 친구들을 살펴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교수진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수업 중 중국 관련 민감한 이슈를 다룰 때 위축감을 느꼈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일부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도 함께 담겼다. 이로 인해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도 들어있다.

이번 보고서는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혐오 표현을 막기 위한 새 고등교육법이 영국에서 시행된 직후 공개됐다. 해당 법을 위반한 대학은 수백만 파운드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주영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은 항상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해 왔다”면서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