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어지는  '김정은 APEC 초청론'이 정작 북한으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지만,  민주당이 향후 이를 밀어붙일 것으로 분석된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은 30일 밤 11시 20분 MBC '100분토론'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당대표 후보 TV토론회를 가졌다.

정 의원은 김정은 APEC 초청 여부에 대해 “남북 관계는 자꾸 만나고 대화를 시도해 마음속에 있는 3·8선부터 낮춰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오면 좋겠는데 경주에 못 온다면 판문점에서의 만남을 주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김정은이) 올지 안 올지는 우리가 따지지 않고 당연히 초청해야 한다. 남북 관계는 인내력을 갖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두드려야 한다. 한국이 남북문제에 있어 ‘패싱’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적극 두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권 일각에서 김정은을 APEC에 초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을 옵저버 자격으로 APEC에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도 지난 24일  공지를 통해 "APEC 정상회의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자리가 돼야 하고, 최근 관례에 따라 의장국 주도로 비회원국을 초청해 정상회의 계기 비공식 대화를 개최할 수 있다"며 실제 초청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28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정부를 향해  '북한 주적론' 비판을 쏟아내면서 APEC 김정은 초청설에 대해 "헛된 망상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북한의 선긋기에도 불구하고 여당 차기 대표 후보들이 김정은 초청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APEC 회원국이 아닌 북한 김정은을 초청하려면 북한이 의장국인 한국의 제안과 함께 21개 회원국 중 반대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및 북러 불법 군사협력 등을 감안한다면 전원 찬성을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