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일어난 총기 살인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이 사건의 원인은 아버지가 가정 불화에 불만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진 인천 연수경찰서장은 21일 오후 4시 연수경찰서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전날 오후 9시반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 경과를 설명했다. 사건은 60대 남성 A씨가 아들 B씨를 B씨 집에서 사제 총기로 쏴 B씨가 사망한 사건이다. 

박 서장은 "20일 오후 9시 30분께 A(60대)씨의 생일을 맞아 가족과 지인이 모인 자리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며 "A씨는 '잠깐 나갔다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차량에 보관 중이던 사제총기를 들고 와 아들에게 발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금일 진행된 피의자 조사에서 확인된 범행 동기는 가족 간의 불화에 의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후 도주했고 다음날 오전 0시15분께 경찰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인근 도로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해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연행 과정에서 A씨는 "쌍문동 집에 이날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설계한 폭발물이 있다"고 진술했고 경찰이 출동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A씨 집에 있던 신나 등 인화성 물질을 제거했다. 

조사 결과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사제 총기로, 스스로 유튜브 등을 통해 총기 제작 방법을 배운 뒤 관련 자재를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공작소에서 가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총알을 약 20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차량에서는 실탄 86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B씨의 아내와 자녀 2명 등에 대해서는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상담을 연계하고, 피해자 병원 치료비 지원 등도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B씨는 모친 C씨가 대표인 유명 미용프랜차이즈 기업의 계열사 대표로 재직중이었다. C씨는 이 미용프랜차이즈 그룹의 전문경영인으로 해당 기업을 대중적으로 성공시키는 데 기여한 장본인이며, A씨와는 오래 전 이혼한 상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