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명된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이 최근 저서에서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며 논란이 된 가운데 대통령실이 임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보수논객으로 불리는 강 비서관이 이재명 정부에서 대통령실 참모로 임명된 것은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보훈부 장관과 EU 특사 등에 보수진영 인사를 임명했으며, 특히 국민통합비서관에는 반드시 보수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강 비서관은 보수 성향 언론인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포함해 복수의 보수 진영 인사들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강 비서관은 보수 쪽 인사 추천이 있었고, 과거보다 현재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의미 있게 봐야 한다"고 이 대통령의 인사 방침을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선거 과정이나 오래전부터 '대통령'이란 이름 자체가 크게 통합하는 자리라는 걸 강조하셨다"며 "스스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이야기한 것을 좀 더 먼저 보시고 과거의 생각은 충분히 사죄하는 진정성이 어떻게 전파되느냐를 중요하게 보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 비서관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후 IBM 및 국내외 IT 기업 등에서 일했던 IT 전문가로, 여러 해 동안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자유주의 논객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펴낸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주장해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범여권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가 나오는 상태다. 

강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책의 한 구절이다. “만약 주권자인 국민이 그것을 위임받은 자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그를 심판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다면 이미 위임한 권력이라도 국민의 외침에 의해 언제든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되며, 이는 법치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해명에 따르면 강 비서관은 과거의 생각과 현재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도 통합을 위해 '진정성 있는 인사'를 임명한 것이다. 대통령이 이같은 인사 방침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인물이 과거 저서에서 전 정권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강력한 비판과 사퇴 요구에 여념이 없는 친여 세력들의 태도는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생각이 다르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고집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의중과도 다를 것이다.  

한 보수 성향 언론인은 "좌파는 스스로 뽑은 대통령의 뜻을 이해하기는 커녕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은 협치와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지자들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