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단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에 관한 법률안으로, 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골자다.

14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는 노동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해당 간담회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와 민주당 환노위 위원들이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손경식 경총 회장과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등 각 단체 대표자와, 민주당 안호영 의원(환노위원장), 김주영 의원(환노위 간사), 이학영 국회부의장, 강득구‧박정‧박홍배‧박해철 의원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노조법 개정은 단순한 법 개정 차원의 문제가 아닌, 우리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며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 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 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 (개정안의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 경우 수십, 수백 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더라도 원청사업주가 건건이 대응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노조법 개정안에 불법행위에 대한 가담자별 귀책 사유와 기여도 등 가담 정도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한 점도 언급하며 “실제로 파업이 발생하면 노조가 사업장을 점거하고, 복면을 쓰거나 폐쇄회로(CC)TV를 가리고 불법행위를 하는 등, 우리 현실에서 사용자가 조합원 개개인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법 개정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대화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호영 환노위원장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여러 의원의 대표 발의안이 환노위에 계류돼 있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국민적인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라며 “입법은 법체계의 정합성과 함께 현장 작동 가능성,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까지 자세히 살펴 조율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노란봉투법은 지난 정부에서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