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하고, 포퓰리즘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정치학자 윌리엄 하웰과 테리 모가 공동 집필한 《정부의 실패와 민주주의 위기(Presidents, Populism, and the Crisis of Democracy)》다.

저자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치가 포퓰리즘을 자극한다고 본다. 정부가 무능하거나, 제도가 작동하지 않을 때, 유권자들은 분노하고, 급진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정치세력에 힘이 실린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포퓰리즘을 비판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원인을 제도적 결함, 특히 대통령제 구조에서 찾는다.

저자는 대통령이라는 제도가 갖는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짚는다. 대통령제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권한 설계가 잘못됐거나 견제 장치 없이 운영될 경우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방지하면서도 효과적인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저자들은 ▲신속처리권 부여 ▲부처 책임성과 능률화 ▲예산 제어력 강화 등 세 가지 제도 개혁 방안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대통령 권한에 대한 교정 장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면권 남용을 막기 위한 심사 절차 도입 ▲고위 인사에 대한 독립적 검증 체계 마련 ▲이해충돌 방지 장치 강화 등이 그 예다.

책은 표면적으로 미국 정치를 다루지만, 그 통찰은 한국 정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사회평론아카데미 관계자는 “2025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사회는 또 한 번의 정치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새 대통령 취임과 정치 세력 재편이 본격화되는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드는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