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대만을 ‘국제법상 완전한 주권국가’라고 규정한 데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23일 성명을 통해 “라이칭더의 발언은 거짓과 기만, 적대감과 도발로 가득 차 있다”며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버려질 허위 주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천빈화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 성명에서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번 발언은 역사를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대만 분열을 선동하는 내용”이라며 “라이 총통의 고질적인 ‘대만 독립’ 본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주장은 다가오는 ‘대규모 탄핵’ 정국을 앞두고 정치적 이익을 노린 선동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대만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대만사무판공실은 “역사와 현실, 법적 증거 모두 대만이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임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는 베이징 정부이며 대만에 대한 완전한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이자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이라며 “대만은 독립국가가 아니며, 대만의 미래는 대만 동포를 포함한 14억 중국 인민이 함께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의 연설은 “결국 역사 속 쓰레기 더미로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논란은 이 총통이 전날인 22일 신베이시에서 열린 강론 행사에서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인민, 영토, 정부, 주권 등 국가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춘 명백한 주권 국가”라고 밝히며 “중국은 대만에 대해 역사적 근거도, 법적 정당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중화인민공화국은 건국 이후 단 하루도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으며, 대만은 역사적으로도 중국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해당 강론은 라이 총통이 추진 중인 ‘10대 강론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로 ‘국가’를 다룬 것이며, 내달 26일로 예정된 친중 성향 국민당 의원 24명에 대한 파면 투표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논평을 통해 “라이칭더의 연설은 절망적인 정치 쇼”라며 베이징 당국의 비판 입장을 재확인했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