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19일 덴마크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CA) 공항에서 ‘International Drone Show 2025(IDS 2025)’가 개최됐다. IDS 2025에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의 안보·국방·방산 관계자들과 드론·대(對)드론 관련 기업 80여 곳이 참가했다.

사단법인 창끝전투학회(학회장 조상근 박사) 연구진은 우크라이나 ‘스파이더 웹(Spider Web)’, 이스라엘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 작전 이후 급변하고 있는 동유럽의 드론(무인기)과 대드론(counter drone) 혁신 경향을 탐색하기 위해 IDS 2025에 참석했다.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은 “전시 현장에서 동유럽 기업 관계자, 각국의 민·관·군 전문가들과 토론하며 최신 드론·대드론 동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조상근(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연구부교수) 학회장은 “IDS 2025에 참가한 유럽 전문가들이 최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연이어 전개한 고강도 군사작전으로부터 받은 충격은 상당하다. 스파이더 웹과 라이징 라이언에서 얻은 교훈을 드론과 대드론 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전쟁에서 얻은 고민은 곧바로 드론·대드론 체계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아래와 같은 드론·대드론 분야의 혁신 방향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드론 혁신, 사물인식 드론과 광섬유 드론 개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으로 이미지를 탐색해 운용되는 사물인식 드론과 광섬유를 이용해 최장 20km를 운용할 수 있는 광섬유(Fiber-optic) 드론이 나타났다. 이 둘의 공통된 특징은 인공위성에서 지원하는 위성항법(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체계에 의존하지 않는다.

사물인식 드론은 사전 입력된 사물 이미지를, 광섬유 드론은 드론과 연결된 광섬유를 따라 운용된다. 이 때문에 두 드론은 기존 전파 중심인 대드론 체계에 무력화되지 않는다. 러시아군은 2025년 3월 쿠르스크를 기습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의 기갑·기계화 전력을 광섬유 드론으로 정밀 타격해 쿠르스크를 되찾았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이스라엘 모사드(Mossad)는 지난 6월 초·중순에 전개된 스파이더 웹과 라이징 라이언 작전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드론을 군집 형태로 운용했다.

IDS 2025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전시 현장에서는 다양한 광섬유 드론이 공개됐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드론은 보안상의 이유로 전시되지 않았지만, 세미나와 시연을 통해 일부 기능이 소개됐다.

대드론 혁신, ‘전파’ 중심에서 ‘전파+소리’ 중심으로 전환

현재 전장에서는 소형에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FPV(First Person View) 형 드론이 주로 운용되고 있다. 이는 지상 차폐 지역을 이용해 저공비행을 한다. FPV 드론은 전파 반사 면적(RCS)과 운용자-드론 사이의 신호를 감지하는 레이더, RF 스캐너로 탐지·식별·추적에 제한 사항이 있다. 

SNS에 공유된 전투 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FPV형 드론이 접근할 때까지 전차, 장갑차, 전투원 등이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공격당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실시간 드론 탐지·식별·추적이 제한되는 대드론 체계는 실시간 드론 무력화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연구진은 “저공으로 차폐 비행하는 FPV형 드론을 탐지·식별·추적하기 위해 음향(acoustic) 센서가 등장했다. 현장에서 만난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 음향(acoustic) 센서 수천개를 조밀하게 설치해 러시아군의 샤헤드(Shahed)와 란셋(Lancet) 계열, 광섬유 드론을 탐지·식별·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경 일대, 주요 도시, 국가 중요시설 주변의 차폐 지역을 따라 접근하는 드론의 소리를 감시하기 위해 소리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은 “우크라이나 민·관·군 관계자에게 대드론 체계의 탐지·식별·추적 모듈이 전파 중심에서 소리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들은 ‘전장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을 고려해 고정익, 회전익, FPV형, 사물인식, 광섬유 등 다양한 형태로 드론이 운용된다. 기존 전파 중심인 대드론 체계에서 소리 센서를 융·복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전파와 소리를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대드론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창끝전투학회 연구진

김인찬(책임 연구위원), 최혜선(AI전투연구소장).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