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창설 250주년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인 6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즈 등 현지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열병식에 맞서 미국 전역 2000여 곳에서 ‘노킹스’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이번 시위를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이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DC에서는 열병식에 앞서 백악관 인근에 수백 명이 모였다. 이들은 “트럼프는 집으로 가라” “파시스트 미국은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행진했다.

필라델피아와 뉴욕 등 동부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천 명이 집결했고, 배우 수전 서랜던이 선두에 서서 함께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노킹스’ ‘ICE(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이민세관단속국) 해체’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ICE의 단속이 발단이 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연방 건물 주변에 해병대가 배치됐다. 시위대는 “해병대는 나가라” “반역자”라며 반발했다.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1만 5000여 명이 모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고,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인근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50501(50개 주, 50개 집회, 하나의 행동)’과 인디비저블 등 200여 개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주최 측에서 비폭력 원칙을 강조해 전반적으로 큰 충돌은 없었다.

그럼에도 열병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퍼레이드는 링컨 기념관 근처 23번가에서 시작해 워싱턴 기념탑 인근 15번가까지 약 1마일을 행진했다. 트럼프는 멜라니아 여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 함께 무대에 앉아 군대를 사열했다. 일부 군중은 예포 발사에 맞춰 트럼프를 향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