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9일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여 동안 당의 앞날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전당대회 시기와 방법, 탄핵반대 당론 유지 여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결국 뜻을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8일 기자회견을 열어 5대 개혁과제를 제시했고, 9일 의총에서 개혁안이 실현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5대 개혁안은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9월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주요 당직자 비상계엄 옹호시 윤리위 회부 및 징계 요청 △당론에 대한 원내·외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광역·기초단체장 100% 상향식 공천이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본인의 거취 문제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의총에서는 9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했지만,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 전당대회까지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이어졌다. 

또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전당대회를 위한 전당원 투표,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후보 교체 진상조사, 대통령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등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90여명이 참석한 이날 의총에서는 총 27명의 의원이 발언했다. 친윤계는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었고, 친한계는 '탄핵반대 당론은 철회해야 한다'며 개혁안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다.  

장시간의 토론에도 특별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회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의원님들이 정말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10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당 쇄신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