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금리 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5.5%에서 5%로 내린 데 이어, 이후 두 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추가 인하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4.5%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인 2% 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한은은 저성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0.8%로 낮췄다. 불과 3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한국 경제가 연간 1% 미만 성장을 기록한 것은 과거 세 차례뿐이다. IMF 외환위기(1998년 -5.1%), 글로벌 금융 위기(2009년 0.8%),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0.7%) 당시였다. 이번 하향 조정은 그만큼 이례적이다.

정치 불안과 대외 변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비상 계엄 사태 이후 혼란이 지속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안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환율 안정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유지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아래에서 안정세를 보이자 인하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 2%까지 낮출 가능성도 점친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급증하는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가 추가 인하 전망에 제동을 걸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