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 간 핵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이어가자 이란 정부도 이에 강한 어조로 반응했다.

이란의 현지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국영 TV 생중계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이곳에 와 슬로건을 외치며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침대에서 죽는 것보다 순교가 훨씬 더 달콤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를 괴롭히는 어떤 자에게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거듭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이란을 향해 “테러 지원을 중단하고 유혈 대리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으며, 협상 실패 시 “최대 압박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현재 이란과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핵합의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은 과거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대체할 협상으로 지난 4월 12일 오만 무스카트에서의 1차 회담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차례 협상이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기 혹은 제한 여부'와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농축 프로그램 ‘완전 폐기’를 레드라인으로 제시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민간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해 혼란을 야기했다.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의 전면 폐기 대신 제한적 수준에서의 규제를 수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