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북한은 그동안 병력 파견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침묵해 왔으나 이날 처음으로 이를 인정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김정은이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전투 병력을 러시아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의 신나치 점령군을 소멸하고 러시아군과 협력해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한다"고 했다. 또 그는 "정당한 대의를 위해 싸운 병사들이 조국의 명예를 대표하는 영웅들"이라 강조했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3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북한 병력이 큰 피해를 입은 뒤 북한이 올해 초 추가로 약 3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발표했다. 또 합동참모본부는 약 4천 명의 북한 병사가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사상자 수를 약 4천 명으로 추산했다. 반면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군 사상자를 약 1200명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 3월 평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로동신문은 김정은과 쇼이구가 지난해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을 반드시 이행하기로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협의 중"이라 밝힌 바 있다.

한·미 및 주변 동맹국들은 북한의 이번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 기술을 제공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북한군은 실전 경험 부족과 지형에 대한 낮은 이해로 인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과 포병 공격에 쉽게 노출되고 있지만 실전 경험을 쌓았다는 점 역시 한반도 안보정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과 정보당국도 "북한군이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