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미(Суми) 시에서 종려주일 예배가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 15분경 러시아 탄도미사일 2발이 도심을 타격해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명이 포함되며 부상자 가운데 15명도 어린이로 확인됐다. 첫 번째 미사일은 수미시의 한 시립대학 건물에 명중했고 두 번째 미사일은 거리 상공에서 폭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평범한 시민을 노린 잔혹한 공격”이라 비판하며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공격에 집속탄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4월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리흐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20명 사망, 9명 어린이 포함)에 이어 발생한 것으로, 일주일 만에 또다시 민간인 대규모 희생이 일어난 사례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격을 일제히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인명과 국제법, 외교적 노력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주는 참극”이라 언급했다.

이번 수미 공격은 미국의 중재로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제한하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잠정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가운데 발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국제기구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합의 이후 러시아가 약 70발의 미사일과 수천 기의 드론, 유도폭탄을 민간 지역에 발사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봄철 대공세를 준비 중이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제안한 광범위한 휴전안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러시아는 과도한 조건을 내걸며 사실상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측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퇴역 중장 키스 켈로그는 “이번 공격은 도덕적 선을 넘은 행위”라고 강조하며, 미국 정부가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