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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北 귀순병사 2차 브리핑 이국종 교수 "의식 명료... 환자 좋아졌다, 안 죽을 것"

[전문] 이 교수, 북한군 상태 설명하던 중 김종대 정의당 의원 주장에 반박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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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뉴스 캡처
 
유엔사령부가 13일 당시 귀순병사의 탈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한 22일, 담당 의료진이 2차 브리핑을 열어 해당 병사의 치료경과와 건강상태를 발표했다.
 
22일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의 이국종 교수는 이날 2차 브리핑에서 “수술이 잘 됐다. 회복이 빠르다. 현재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며 “환자는 (상태가) 좋아졌다. 안 죽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교수는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환자는 총격으로 인한 부상, 두 차례의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감을 보이고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와 함께 감염 등 후유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후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귀순병사는 총격 당시 골반을 관통한 탄환 때문에 심한 통증으로 괴로워했으나 21일부터 회복세에 들어갔다고 한다. 현재는 물만 간신히 마시는 정도지만 앞으로 차도를 봐가면서 묽은 미음부터 먹기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치료과정에 대해 이 교수는 “상지(어깨에서 손에 이르는 부분) 관통상과 혈류장애가 있어 절단을 고려했지만, 진행 상황이 좋아 절단하는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며 “기생충 문제 역시, 내과 치료를 적절히 받으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강건한 친구라 잘 견디는 것 같아... 앞으로의 과제는 장폐색(腸閉塞)”
 
귀순병사의 구체적인 회복 상태에 대해 이 교수는 “강건한 친구라 잘 견디는 것 같다”며 “통상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다만 의료진은 심각한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염려했다. 추격조의 총알이 귀순병사의 여러 장기를 연쇄적으로 관통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주로 6개월이나 2년 때 오는 장폐색(腸閉塞)이 앞으로 과제”라며 “이 환자의 경우 영구적으로 후유증이 아무 때나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흉이 생기면서 장과 장 사이가 눌어붙었는데, 몸이 움직일 때마다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장폐색이 생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환자가 다시 수술받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다 상태가 호전되면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 진단에 따르면 귀순병사에 대한 합동신문조사는 시일이 좀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교수는 “의학적으로 신문을 받으려면 한 달 정도는 필요할 것”이라며 “몸도 아픈데 마음마저 그러면 얼마나 괴롭겠나. 이 내용을 합참의장에게 건의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의료진은 문제의 기생충에 대해서도 치료 중이며 B형 간염 역시 조치할 방침이다. 수술과정에서 발견된 비활동성 결핵의 경우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추가 조사결과에 따라 조치 여부가 갈릴 예정이다.
 
앞서 귀순병사는 13일 오후 3시30분경 북한 탈출 과정에서 복부, 엉덩이, 어깨, 무릎, 팔꿈치 등 다섯 군데 총상을 입었다. 오후 4시53분경 미국 육군 의무항공대를 통해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국종 교수를 비롯해 의료진은 도착 30분 만에 1차 응급수술을 했고, 15일에 2차 수술을 진행했다. 18일 오전 9시경 자가호흡을 시작한 귀순병사는 현재 ‘좋다’ ‘싫다’ 정도의 기본적인 의사표현이 가능한 안정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귀순병사의 신원은 ‘25세(만 24세)의 오모씨’라고 한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환자는 본인이) 만 18세 때 입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한 국민 수혈에 귀순병사 “고맙습니다”
 
한편 2차 브리핑에서 이 교수는 “북한 청년은 비록 북에서 왔지만 국민 여러분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자기 팔 찔려가면서 수혈한 혈액 1만2000CC, 대한민국 국민이 수혈한 피가 몸속에서 세 번 돌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귀순병사에게 성인 3명 분량의 O형 혈액을 수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당시 병사에게 “당신에게 수혈하는 피는 남한 사람들의 소중한 헌혈로 모은 것”이라고 전했고, 이에 병사는 “고맙습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또 “통상 같은 또래의 대한민국 청년과 피부 상태가 좀 달랐다”며 “악수해 보니 UDT(해군 특수전전단) 대원처럼, 손가죽이 빨래판처럼 단단했다”고 전했다.
 
의식 되찾은 병사와의 짧은 대화... 이 교수, 따뜻한 조언에 농담 건네기도
 
이 교수는 귀순병사의 모습에 대해 “배우 현빈과 닮았다. 돌격머리(해병대 스타일)를 하고 있다”며 “치료 중에 대학을 가라고 조언했고 나중에 세금을 많이 내야겠다는 농담도 나눴다”고 밝혔다. 또 “(귀순병사는) ‘군대는 그만 있고 싶다’고 했다”며 “내가 ‘공부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야구채널을 보던 귀순병사에게 “퇴원하면 나와 캐치볼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이 교수와 여러 대화를 나눴음에도 귀순병사는 북한 관련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브리핑 후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교수는 “(현재 환자에게) 긍정적 반응을 주기 위해 한국 노래를 들려주고 TV를 보여주고 있다”며 “TV 채널의 경우 뉴스가 많아 보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영화채널과 뮤직비디오 채널로 고정해 놨다”고 전했다.
 
특히 노래를 들려준 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일부 환자는 기관 삽관을 제거하고 나면 정신을 못 차리고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며 “그때 환자를 깨우기 위해 심한 자극을 주지 않고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치료 기법”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 보도와 같이 환자가 남측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 적은 없고, 의료진이 정서 안정 차원에서 노래를 틀어줬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귀순병사는 한국 걸그룹 음악을 좋아한다고 한다. 의료진이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 ‘GEE’의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 인디밴드 버전 등 3가지로 들려줬더니 병사는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다고 한다. 방송의 경우 등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한다고 전해졌다.
 
정서 안정 위해 일부 음악과 TV 영상 제공 중... 한국 걸그룹 노래 좋아해
 
이 교수는 “환자와 함께 미국 영화 <트랜스포터>를 잠깐 봤다”며 “그걸 보던 중 주연배우 제이슨 스타뎀이 빠르게 운전하니까 환자가 ‘나도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귀순 당시 차량이) 왜 도랑에 빠졌냐고 물어봤더니 그 말은 잘 못 알아듣더라”며 “그 질문을 한 뒤 ‘아차’ 싶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술회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듣는 거지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먼저) 묻지 않는다”며 “그쪽 생각을 하면 환자에게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한국에서는 이러이러한 걸 해야 한다’는 말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 “우리 몸에는 변도 기생충도 있어... 환자 소견 이야기할 때 이런 문제 말 않다가 문제 터지면 어찌 되겠나” 김종대 의원 주장에 반박
 
한편 앞서 제기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SNS상 지적에 대해, 이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귀순자의 상태를 설명하던 중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지난 17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려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며 “이 병사를 통해 북한은 기생충의 나라, 더러운 나라, 혐오스러운 나라가 됐다. 저는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료진을 비판했다.
 
22일 오전 김 의원은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19조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이 교수를 직격 비판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지적에 이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서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며 우회적으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북한군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몸 안에는 변도 있고 기생충도 있고, 보호자에게 통상 환자 소견을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되겠느냐”고 김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또 언론인들에 대한 당부도 함께 전했다.
 
이하 이날 2차 브리핑에 담긴 이국종 교수의 관련 발언 전문이다.
 
내용은 22일 자 《부산일보》 보도에서 인용·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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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실은 이것보다 훨씬 더 큰 수술이나 큰 환자 치료를 많이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여기 계신 분들은 보셨겠지만 오늘 아침에도 여기에 헬기가 이 기상에 출동하시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저도 어제 야간 비행을 하고 들어왔습니다. 크게 사고가 났거든요. 맨날 비행하고 환자분 모시고 와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의사나 병원이 환자분을 치료한다는 게 그냥 루틴으로 돌아가서 해야 되는 일인데 저희 병원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조금 국가적으로 주목받는 일을 하다 보면 굉장히 큰 불협화음이 터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사실은 오늘 환자 브리핑은 거의 없을 겁니다. 여러분도 말씀 들으셨겠지만 홍보팀장이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때 몇 번을 번복하셨을 겁니다. 오늘 브리핑은 없고 보도자료로만 대체하겠다고 하신 게 사실은 최근 며칠 동안 벌어졌던 일련의 문제들 때문에 저희 병원장님께서 굉장히 격노하셨고요.
 
제가 그저께도 병원장님실에 두 시간 동안을 불려가 있었고 어제도 한 시간 반… 제가 외상센터 지을 때 병원장님을 면담한 횟수보다 이 환자분 일주일 치료하는 동안에 병원장님께 호출을 받은 게 더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저희 기관 자체가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굉장히 나쁜 의견이 제기되거나 그랬을 때 저희 기관같이 작은 신생 외과대학은 견딜 힘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선호하시는 서울에 있는 소위 말하는 빅5 병원들은 웬만큼 학교에 큰일이 있거나 그래도 견디는 힘들이 있지만 저희는 그럴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병원장님께서도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한국에 외신기자까지 들어와 있는데 제가 그렇게 하면 굉장히 창피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환자분에 대한 얘기를 원래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서 다 자세하게 드릴 수도 있는데 제가 말씀을 못 드리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이 자괴감이 듭니다. 왜냐하면… 의사들이 환자들에 대해 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칼을 쓰는 사람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칼 잡는 각도만 다르다고 할 정도로 저는 그 칼로 사람 몸을 가르고 들어가고 장기를 떼어내고 혈관을 발라냅니다. 의사의 전체 영역 중에서 외과 의사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아주 특화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말의 잔치가 되어버리는 그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저희는 헤쳐나갈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자분들께 환자분에 대한 정보를 드리지 못해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가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환자분을 치료하는 건 이벤트가 아닙니다. 이건 어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환자가 수술 딱 끝나는 그다음 날 눈을 뜨고 금방 걸어나와서 퇴원하고 이렇게 하는 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얘기지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앞의 보도자료를 보고 계실 겁니다. 보도자료에는 오히려 환자분의 정보에 대해서 1차에서도 제가 차마 담지 못했던 그런 것들이 더 있습니다. 기생충이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생충보다 더 큰 문제는 사실 바이러스 감염이나 그런 겁니다. 만성 B형 감염은 한국에서도 한때 창궐했던 질환으로, 나중에 간경화나 간암까지 가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애를 쓴 것이 첫 번째 보도자료가 되겠습니다. 그냥 간 기능이 안 좋다고 했지… 신경을 썼는데 그런 부분도 2차를 통해서 나갔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제가 이걸 오늘 말씀드리지 않으면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없을 거고 계속 이렇게 논란에 의혹만 제기되는 상황에 빠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말씀드립니다. 저도 이런 얘기를 하게 되는 상황이 정말 괴롭습니다.
 
사실 여러분은 이 환자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제가 어저께 밤에 출동해서 데리고 온 그 수술한 환자. 지금 저희 경기소방항공대, 이 기상에 출동하는 경기소방항공대 파일럿들하고 크루, 저희 외상센터 의료진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 환자는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들에게 지금 그런 환자가 150여 명이 있습니다.
 
지금 150명이 있는 중증외상센터는 100병상으로 만들어졌는데… 한 달 반 만에 다 찼고, 정말 죄송한 말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여기 오기 30분 전부터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환자를 더 수용하지 못해서 소방방재청에 바이패스를 걸었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으니까...
 
전에 <동아일보>에 박민우 기자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때 석해균 선장님 때였는데 그때 여기서 단편적인 기사나 백그라운드를 보지 않고 굉장히 지엽적인 글만 쓰는 것을 보고 제가 그렇게 하지 말고 백그라운드를 봐야 된다고, 이면을 보고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고 야단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잘 성장해서 카이로 특파원으로 가서 있는데, 저는 그런 청년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이번에 한국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는 본인의 의사로 넘어온 게...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저하고 얘기를 많이 해보니까. 본인의 의사로 넘어왔는데 그 사람이 죽음을 무릅쓰고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자기 몸에 4발 이상을 맞아가면서 거의 죽어가면서 여기까지 온 이유는 자기가 생각했던 한국의 긍정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왔지만 중증외상환자가 갈 데가 없어서 수용을 못 하거나 환자분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려고 그걸 알려고 한국에 온 건 아닐 겁니다.
 
이 환자가 다치고 나서 주한 미 8군의 더스트 호프 팀들이 저희 병원까지 사고현장에서부터 이송하는 데 정확히 30분이 걸렸고요. 그 환자가 병원 도착해서 응급처치 마치고 수술실 들어가는 데 30분 걸렸습니다. 이게 제가 배웠던, 미국과 영국과 일본에서의 스탠다드입니다. 미국에서 나온 교과서 가이드라인에 그렇게 돼 있고, 주한미군들이 저희 병원에서 매년 2천 명 이상이 치료받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블랙호크 헬기로 더스트 호프 팀들이 치료합니다. 이게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그런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중증외상센터는 절대 아주대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의료계에서 만든 것도 아닙니다. 저는 말단 노동자일 뿐, 정책을 만들지 못합니다. 저는 정책의 도구로서 위에서 만들어주는 데까지만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기자분들이 여론을 환기시키고 정치권에서 결정을 해주고 관료들이 움직여줬기 때문에 만든 거고, 저는 그래서 지금도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준 사람은 국회 허윤경 전문위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의료계 그 누구도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을 때, 그분이 응급으로 기금을 만들고, 그분이 중증외상센터를 세워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 정책의 도구로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센터를 만들어줬는데, 적어도 사선을 넘어서 들어온 중증외상환자를 잘 치료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들어온 북한 군인이, 이제 대한민국의 청년이 한국에서 살면서 기대하는 삶의 모습은 자기가 어디서든지 일하다가 내지는 위험한 일을 당해서 다쳤을 때 30분 내로, 헬기로 오건 앰뷸런스로 오건 30분 내에 중증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치료가 벌어지고, 그리고 사선을 넘어서 병원에 도착하고 나면 30분 내로, 적어도 1시간 이내 골든아워 내에 환자의 수술적 치료가 이뤄지는 나라에서 살려고 여길 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친구가 지금 북한군의 신분으로 우리 주한미군이 30분 내로 환자를 데리고 오고, 그래서 헬기 안에서 더스트 호프팀 장병들이 응급처치를 잘해서 살아서 왔는데, 한국에 만약에 살면서 어디서 사고가 났는데, 정작 그때는 마치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처럼 환자가 갈 데가 없고 어디 전화 걸 데가 없고, 무슨 고위관료, 정부 관계자, 아니면 적어도 여러분 같은 언론인, 아는 끈이 없어서 병원에 전화 한 통 할 데가 없어가지고 응급실에 처깔려 있다가 허무하게 생명을 잃는다면, 이 사람이 여기 왜 넘어왔겠습니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세상은 그런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분들이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언론인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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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인용문=22일 자 《부산일보》 보도
 

입력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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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7-12-01)

    이국종교수님에 대한 편향적인 기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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