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모두 패스 없이 지명권 사용
⊙1197명 중 110명이 구단 유니폼 입게 돼
-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하여 구단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BO 제공
2025 KBO(한국야구위원회) 신인 드래프트가 종료됐다. 전체 1순위 지명의 주인공은 서울 야구 명문 덕수고의 좌완 에이스 정현우(18)였다. 1라운드에서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투수를 지명했다.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한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국외 아마추어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 등 총 1197명이었다.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진행됐으며, 2023년도 팀 순위의 역순인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 ▲kt 위즈 ▲LG 트윈스 순으로 실시됐다. 단, 트레이드 시 구단이 다음 연도 지명권을 선수와 교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약에 따라 이전 트레이드를 통해 지명권을 양수받은 키움은 NC가 가지고 있던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과 SSG가 갖고 있던 3라운드 지명권을 가져갔다. 롯데 또한 LG에 5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했다.
전체 1순위로 지목된 정현수(덕수고->키움 히어로즈). 사진=뉴시스
키움의 선택은 정현우였다. 키움은 당초 정우주를 1순위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최근 국제전이 빈번해지며 좌완 투수의 희소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여 좌완인 정현우를 선택했다. 그는 184cm, 84kg의 탄탄한 체구를 갖고 있으며, 최고 구속 152km를 기록하는 등 강속구를 던진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그는 ▲슬라이더 ▲스플리터(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도 갖고 있다. 올해 고교 대회 16경기서 8승,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정현우는 "전체 1순위로 지명되어 영광스럽다"며 "오랫동안 지켜보고 나를 뽑아준 키움 구단에 감사하다. 이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훈련해 왔는데, 그 중간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1순위 지명이 한없이 기쁘긴 하지만, 팬들의 1순위 지명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아서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키움 구단이 저를 지명해서 감사드리고, 구단 이름처럼 구단에서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 '포크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2순위인 한화는 정우주(전주고)를 선택했다. 우완투수인 정우주는 최고 구속 156km를 기록했으며, 이는 올해 가장 빠른 공이다.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 출전에 4승 1패, 평균자책점 1.57이다. 2년 전 한화에 지명받은 문동주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정우주는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 주신 한화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며 "올해 전체 1번이라는 목표를 가졌는데, 지명 및 결과에 만 프로 만족한다.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 시리즈 우승이 한화 팬 분들의 목표일 텐데, 빠른 시일 안에 1군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은 배찬승(대구고)을 지목했다. 좌완투수인 배찬승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달아 호투하여 기대를 모았다. 배찬승은 자신의 롤모델로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을 꼽으며 "팀의 1순위로 뽑힌 만큼 좋은 실력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김태현(광주제일고)을 팀 1순위로 지명했다. 그는 광주제일고에서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185cm, 87kg의 탄탄한 체구를 갖추고 있다. 김태현은 이날 U-23 대회 출전으로 인해 드래프트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박준혁 단장은 "직구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의 각도와 속도 변화, 디셉션 등 프로에서 충분히 활약 가능한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KBO리그에서 좌투수의 평가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어서 김태현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IA는 우완 에이스 투수 김태형(덕수고)을 지목했다. 그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준수한 구속, 변화구 등을 활용할 줄 아는 국내 투수 유망주다. 김태형은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한 KIA에 뽑혀 너무 기쁘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KIA를 응원하고 성장해왔다. KIA에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체 6순위로는 올해 고교 내야수 중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이 두산에 지명됐다. 그는 올해 4할대 타율을 기록했으며, 준수한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루 능력이다. 박준순은 "목표가 야수 중 1순위로 뽑히는 게 목표였는데 이루게 되어서 기쁘다"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C의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김서준(충훈고)을 지목했다. 그는 우완 에이스로, 높은 릴리스포인트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김서준은 "사고 안 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키움이 우승할 때 주역이 되는 멤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SSG가 지명한 이율예(강릉고->SSG 랜더스). 사진=뉴시스
SSG의 선택은 강릉고 포수 이율예였다. 이율예는 고교 야구계에서 완성형 포수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구단을 대표하는 포수가 되어서 은퇴할 때까지 SSG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며 "수비적으로 다 자신감이 있고, 공격에서도 파워, 컨택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kt는 전체 9순위로 김동현(서울고)을 지명했다. 그는 193cm, 97kg의 압도적인 체구를 갖추고 있는 이상적인 우완 투수다. 나도현 kt 단장은 "김동현을 뽑을 수 있어 기쁘다"며 "청소년 대표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우리에게 확신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1라운드 마지막 지명권을 행사한 LG는 우완투수 김영우(서울고)를 지명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영우와 저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투수이며 파이어볼러다"라며 "6월 김영우가 156km를 찍었을 때 저는 병원에서 혈압 156을 찍었다. 단장과 투수가 공통점이 많아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패스 없이 모두 지명권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총 110명의 선수가 KBO리그 구단에 속하게 됐다.
다음은 KBO 신인 드래프트 결과.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결과. 사진=KBO 제공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