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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역에서 마주친 총기 무장 선박을 '중국 해적선'으로 여긴 베테랑 선장?

'중국 해적' '총기 무장 중국 어선'은 없다!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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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391 흥진호' 선장 남모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11월 2일)에서 10월 21일 당시 나포 상황과 관련해 "중국 저인망 쌍끌이 어선과 똑같은 배가 접근했는데 잡히기 전까지 중국 어선인 줄 알았다"며 "배에 탄 사람들이 총을 들고 있어 중국 해적선인 줄 알고 해경 등에 알릴 새도 없이 무조건 도망갔다"고 말했다. 당시 자신들을 잡으러 온 북한 경비정이 '중국 해적'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다.
 
같은 기사 말미엔 "지난 1999년 해기사 면허를 취득해 어선을 탄 남 선장은 지난 15년간 매년 10월 제주를 출항해 울릉 저동항을 거쳐 대화퇴 어장 등에서 복어 조업을 한 베테랑으로 알려졌다"는 대목이 있다. 매년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한 베테랑 선장이 얘기하는 '중국 해적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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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왼쪽)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391 흥진호'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중국 해적' 또는 총기로 무장한 중국 어선은 없다!
 
동해와 서해에서 경비 업무를 한 바 있는 지인은 "중국 해적이란 건 없다"고 확언했다. 한반도 연근해에 몰려다니며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단속에 나선 해경에 저항하고, 한국 어선들을 위협하는 행태를 놓고 그간 언론에서 "해적과 같다"고 표현해 온 것일 뿐이다. 더구나 이들 중국 어선 선원들은 각종 어구나 쇠파이프, 손도끼 등을 이용해 막무가내식으로 저항하긴 하지만, 총기류를 사용하진 않는다.
 
이에 따라 해양경찰이 불법 조업 단속 시 중국 어선이 과격하게 저항할 때 공용화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중국 어선이 총기를 사용하지 않는데 과잉 대응 아닌가란 지적이 있기도 했다. 과거 기사를 검색해 봐도 중국 어선이 총기를 가지고 다닌다는 내용은 찾기 어렵다. 베테랑 선장이란 남씨가 이런 내용을 몰랐다는 건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북한 해역에서 마주친 총기 무장 선박을 '중국 해적선'으로 여긴 베테랑 선장?
 
앞서 '391 흥진호'의 선장 남씨는 '중국 해적선'인 줄 알고 도망쳤다고 한다. 그간 선장 남씨와 선원 A씨가 언론에 얘기한 바에 따르면 선원 10명(선장 포함)에 불과한 '391 흥진호'는 북한 해역에서 선원이 20명가량인 북한 어선과 한바탕 시비가 붙었다.
 
북한 어선 선원들이 위협적으로 나왔고, 수적으로 열세였던 탓에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391 흥진호'는 잠시 도망쳤지만 해당 해역을 벗어나진 않았다. 그렇게 북한 해역에 머무르던 중 마주친 총기로 무장한 배를 '중국 해적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북한 경비정'이라고 여기고 도주하면서 우리 해경이나 해군 당국에 구조 요청을 해야겠다고 판단했을 테지만, 선장 남씨는 그렇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에 나포될 때까지 1시간가량 '여유'가 있었는 데도 말이다.  
 
'베테랑 선장'은 왜 1시간 도주하면서 간단한 '구조 요청'조차 안 했나?
 
'391 흥진호'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버튼이 있는 선박자동입출항장비(V-PASS), 무전 통신 장비 VHF-DSC가 있었다. 이 밖에 자신의 위치를 다른 선박과 관계 당국에 알릴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휴대전화 전파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통화가 가능한 위성 전화도 있었다.
 
15년 동안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한 '베테랑' 선장, 남씨는 왜 '북한 경비정'을 '중국 해적선'이라고 착각했고, 1시간가량 도주하면서도 왜 우리 관계 당국에 구조 요청을 하지 않았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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